조주영 이사장 "세계적 학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내시경 세부전문의 강화 의지도 피력

"모여서 배운다는 학회(學會)의 그 진정한 의미에 걸맞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되게끔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달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10대 이사장에 선임된 조주영 이사장(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은 최근 기자와 만나 향후 학회 운영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주영 이사장(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21년 11월까지 2년 간 학회를 이끌게 된 조주영 이사장은 조기 위암, 식도암 등의 소화기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권위자이며,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조주영 이사장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로 가장 먼저 학회의 국제화를 꼽았다.

조주영 이사장은 “우리 학회는 전세계 소화기 분야에 3~4번째 규모의 학술단체다. 회원만 8,000여명이다. 이러한 규모와 그간의 성과에 발맞춰 국제적 위상까지 갖춘 학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학회의 해외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조 이사장은 또 내시경 수가 차등화, 소독·진정 문제, 내시경 전문의 제도 활성화 등도 임기 내 해결하고픈 문제로 언급했다.

조 이사장은 “소화기보험정책단을 필두로 해 소화기내시경분야의 불합리한 수가의 문제점을 정부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또 최근 다양한 과 전문의들이 내시경 술기를 배우려고 하는 만큼, 내시경 세부전문의 교육 및 인증을 보다 강화해 우리나라 내시경 시술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시경 세부전문의 도입 후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의사 개인간 내시경 시술 차이는 존재한다”며 “이에 국민들이 내시경 세부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을 인지하고 시술을 받을 수 있게끔, 홈페이지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시경 시술 안전 강화를 위해 세부전문의 제도 강화와 함께 우수내시경실 인증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2012년부터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주관해 시행 중인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는 내시경을 시행하는 기관이 질 관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내시경 시술의 질적 향상과 개선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조 이사장은 “수많은 의료기관이 내시경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중 일부는 여전히 (학회의) 관리 운영 기준에 못 미친다”며 “수년전 내시경 소독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고, 이를 강화하하는 한편 수가도 책정됐지만 여전히 일부는 관리가 미흡하다. 이러한 관리를 위해서라도 우수내시경실 인증이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 분야 권위자이면서, 관련 제품들을 직접 개발하기도 한 조 이사장은 내시경 장비의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위해 산학연 협력을 학회 차원에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조 이사장은 “학회나 연구자들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국내 내시경 산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기술력이 있어도 상품화까지 이르지를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학회에선 의사이면서 CEO로서 경영 및 개발 경험을 가진 이들이 합류한 산학연 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에서 당장의 성과를 올리긴 힘들겠지만, (위원회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산 내시경 개발을 위한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

한편, 1976년에 창립한 소화기내시경학회는 소화기내시경학 분야의 연구, 진료, 교육 분야에 8,000여명의 회원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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