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제약노조서 대거 이탈 후 새 노조 결성…과반 노조로 교섭권 획득

한국MSD 새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당초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산하 MSD지부에 가입했던 직원들이 대거 이탈해 새로운 노조를 꾸린 것.

한국MSD 노동조합은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첫 총회를 열고 대의원 선거 및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본래 한국MSD는 지난해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하 민주제약노조) 17번째 지부로 이름을 올리며 첫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단일노조로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지만, 지난 9월부터 새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었다.

다수의 조합원이 민주제약노조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기업 노조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기존 MSD지부에서 위원장을 제외한 대다수 집행부가 주도적으로 새 노조를 결성하고, 약 80% 가까운 조합원들이 함께 이동하면서 빠르게 판도가 바뀌었다.

새 노조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과반 노조 지위를 얻어 대표교섭권을 확보했다. 민주제약노조 산하 지부가 아닌 만큼 노조 집행부가 주도적으로 교섭에 나선다. 현재 새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총 280여명에 달한다.

새 노조 조합원 대부분은 민주제약노조 등의 행보에 대한 불만으로 이동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D 노동조합 심상남 위원장은 이날 첫 총회에서 "한국MSD 노조는 MSD를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며, MSD 환경에 맞춰 직원들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라며 "최근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윤리적인 조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여러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확인돼 MSD 직원분들을 위한 대안이 시급히 필요했다"며 노조 결성 배경을 밝혔다.

이어 노조의 단기 목표로 ▲경쟁력 있는 연봉협상 ▲임금체불 보상 ▲연장 야간 근무에 대한 기반 구축 ▲회사의 부조리 대응 시스템 구축을, 장기 목표로 ▲MSD 이름에 걸맞은 연봉 및 복지 실현 ▲정년을 보장받는 문화 형성 ▲일과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직장 실현 등을 내세웠다.

정식으로 교섭권을 갖게 된 한국MSD 노동조합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지금까지 사측과 총 5번의 교섭을 진행했다. 현재 노조는 임금체불 및 2019~2020년도 연봉인상률을 사측과 협상 중이다.

임금체불과 관련해 노조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체불된 주말근무수당을 지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 주말 근무에 대한 계산 없이 일비로 처리하는 등 제대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보상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는 5년간 직원들에게 체불된 임금 규모가 대략 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조합원들의 정확한 체불 액수를 집계하고 증빙 자료를 수집 중이다.

5번의 교섭을 거치면서 사측도 노측의 요구에 대해 원만하게 풀어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사측과 임금체불 및 연봉인상률에 대해 모두 결론짓기로 했다"며 "올해가 지나기 전에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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