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논의 후 회의장 떠나…신DRG‧호스피스 시범사업 등은 의견 표명 안해

1년 6개월여 만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복귀를 결정한 대한의사협회가 첫 소위원회 회의부터 중간에 자리를 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7층 회의실에서는 건정심 소위가 열렸다.

이날 소위에서는 건강보험 시범사업(기존·신규)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기존에 추진되던 건강보험 시범사업으로는 응급의료기관 간 응급원격협력진료 시범사업을 비롯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가정형·자문형 호스피스 수가 시범사업 ▲요양병원 호스피스 시범사업 등이 있으며,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로 인한 의료 인력 문제 및 환자 안전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도 논의 안건으로 포함됐다.

신규 건강보험 시범사업 추진 계획으로는 아동 치과 주치의 시범사업과 급성기 환자 퇴원지원 및 지역사회 연계활동 시범사업 등이 담겼다.

의협은 이날 소위를 참여하기 위해 지난 2일 상임이사회 서면결의까지 진행했다.

의협 대표로는 S병원 A교수가 소위에 참여했으며, 의협 변형규 보험이사가 배석했다.

하지만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의협은 이날 소위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다뤄진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이를 두고 어렵게 건정심 참여를 결정한 의협이 무슨 이유로 회의 중간에 이석했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특히 의료계 일각에서는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이나 가정형·자문형 호스피스 수가 시범사업 등에 대해 의견 표명조차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다시 참석한 소위 첫날부터 중간에 나가면 다른 위원들이 의협을 어떻게 보겠냐”면서 “이렇게 할 바에는 안 가느니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정심이든 건정심 소위든 위원을 보내는 건 단순히 안건만을 가지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입원전담전문의 안건 하나만 올라온 게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그 안건만 가지고 위원을 선정한 건 의협이 잘못한 일”이라고 평했다.

또 “안 갔으면 모르겠지만 갔으면서 왜 회의 중간에 나오냐”며 “신포괄수가제 등 다른 안건들은 의협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냐. 의협이 전혀 사안 파악을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의협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에서 ‘건정심에 복귀하라’는 권고가 나왔고 집행부는 이를 존중해 이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사안에 따라 신중을 기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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