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이후 혁신대책 발표…조직개편에 전담노무사도 배치

서울의료원이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드러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간호사 지원전담팀’과 감정노동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간호사 1개월 무급휴가를 확대하고 간호사 근무표 개선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근로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서울의료원은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5대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가 도출한 ‘서울의료원 혁신방안’에 대한 실행계획이다.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해 3개월여 동안 조사해 온 진상대책위원회는 그의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관련 기사: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 왜 사망했나…“조직적 괴롭힘 때문”).

서울의료원 전경

서울의료원은 경력간호사 30명 이내로 ‘간호사 지원전담팀’을 구성해 선임간호사의 업무 부담과 병가, 휴가 등의 인력 공백을 완화하고 신규간호사의 업무 적응을 지원한다.

병동·근무조·직종별 인력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평간호사 위주로 구성된 ‘근무표 개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한다. 또 간호부서 업무별 특성을 고려한 업무 공간과 자리 재배치를 추진하며 행정업무간호사 업무 지침도 마련한다.

지난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간호사 60명 충원이 내년에 완료되는 만큼 증원된 인력 배치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2017년 간호사 15명, 2019년 20명을 충원했으며 오는 2020년 16명을 추가로 충원한다.

3년차 간호사에게 시행해 오던 1개월 무급휴가를 3~7년차로 확대 운영하고 3교대 근무자를 위한 주거 공간도 늘릴 계획이다.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예방을 위한 표준매뉴얼을 개발하고 감정노동보호위원회를 신설한다. 감정노동보호위원회는 갈등·심리·정신건강 등 다양한 분야 전문 인력 7명 이내로 구성되며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접수와 처리, 상담, 조사·구제, 재발 방지까지 맡는다.

서울의료원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가 발생하면 감정노동보호위원회를 통해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그 결과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각 8명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해 직원 안전과 건강권도 확보할 계획이다.

인사팀과 노사협력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개편해 인사·노무관리를 강화한다. 전담노무사도 배치하고 감사실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실 근로시간과 직종, 직무 등을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도 추진한다.

서울의료원은 직무분석을 통해 적정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도록 컨설팅 용역을 시행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출퇴근 시간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5일 사망한 서지윤 간호사에 대해서는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추진한다. 서울의료원장은 추모비 설치를 검토해 추진하고 유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원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과제인 ‘지속적인 공공의료 혁신’을 위해 직원 대상 ‘경력개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규입사자 및 복직자 양성교육’도 강화한다.

서울의료원은 이번 혁신안 추진 과정에서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을 가다듬어 나갈 계획이며 중장기 발전을 위해 임원, 노조,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비전 협의체’를 신설해 운영한다.

서울의료원 장유식 혁신위원장은 “활동기간 동안 서울시가 전국공공의료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문제 해결의지와 적극적 협조를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서울의료원 혁신안이 제대로 실행돼서, ‘공공병원 혁신’ 사례가 앞으로 다른 시립병원에도 잘 확대되고 전국에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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