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연매출 뛰어넘는 계약금 내달 수령…SC제형 전망 밝아 추가 계약 가능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로 수익 창출에 성공했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 기술을 10대 글로벌 제약사와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은 ALT-B4를 공급하고, 파트너사는 이를 자사 파이프라인에 적용해 피하주사제형 의약품을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300만 달러(약 153억원)로 계약 후 영업일 30일 이내 알테오젠이 수령하게 된다. 이는 알테오젠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137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여기에 추후 파트너사가 임상을 거쳐 국가별 허가 및 판매를 달성하면 마일스톤 기술료를 받게 된다. 목표한 판매 금액을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3억7,300만 달러(약 1조6,190억원)다.

해당 제약사는 지난 5월 알테오젠 공장 실사를 통해 자사 제품에 ALT-B4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옵션 계약을 거쳐 이번 본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고분자 분해효소 기술로 지난해 7월 알테오젠이 전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플랫폼 기술계약의 경우 추가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플랫폼 사용권 계약을 다수의 제약사과 맺고 로열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테오젠과 같은 기술을 먼저 개발해 시장을 독점해온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이하 할로자임)는 다수 제약사와 총 50개 이상 의약품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계약으로 매년 3,000억원 이상 로열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상반기 기준 할로자임의 기술을 적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총 세 개에 달하며, 할로자임은 오는 2027년까지 매출 10억 달러(약 1조1,607억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테오젠 역시 다른 업체와도 기술이전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제형의 전망도 밝다. 실제로 환자가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하는 IV제형과 달리 SC제형은 자가 투여 방식으로 환자 편의성이 훨씬 높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특허 연장을 위해 이 같은 제형 변경을 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전체 항체의약품 중 SC제형 비중은 2014년 20%에서 2018년 33%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0% 비중을 차지했다.

IV제형을 SC제형으로 대체하는 약물전달체 기술 시장에 입성한 회사는 단 두 곳,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다. 할로자임이 빠른 성장을 보인 만큼 알테오젠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지난 5월 "알테오젠을 이미 다수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할로자임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SC제형 사업 방향성이 가시화되면 기업가치도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LT-B4 외에도 알테오젠은 항체에 약물을 연결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넥스맵(NexMab) 항체-약물접합기술(ADC)'과 단백질과 약물을 융합해 체내 지속성을 증가시키는 '넥스피(Nex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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