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 실장 "환자중심 평가 고려할 시점…가치 기반 보상체계도 다양한 방면 개편 필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 환자경험 지표 비중을 확대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평원 평가운영실 평가운영부 박영희 실장은 지난 27일 쉐라톤서울팔래스 강남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제심포지엄(HIRA UHC Global Campus International Symposium)’에서 향후 적정성 평가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실장은 “적정성 평가를 통해 한국 의료의 질에 대한 평가 기반을 마련했다”며 “무엇보다 의료기관 간 격차를 줄여 질 높은 의료에 대한 국민 접근성이 향상됐고 국민 알 권리와 의료 선택권 강화에도 적정성 평가가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급성기 질환 평가지표가 70%를 차지했다면 향후 고령 사회에서는 만성질환자 증가로 이를 고려한 평가지표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균형적 평가로 가기 위해서는 환자경험 등의 평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환자중심 평가를 고려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 일차의료와 재활서비스로 평가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균형적인 적정성 평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표를 살펴보고 점검하기 위해 준비 작업에 나선 상황”이라고도 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일차의료기관을 찾는 만성질환자의 의료 만족도를 높이도록 적정성 평가 방향을 설정하고 지표개발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보상체계 방안 개편 의지도 드러냈다.

박 실장은 “환자경험 평가는 새로운 적정성 평가의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의료계와 의학계, 국민과 함께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 기반 보상체계도 다양한 방면에서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병원 중심의 급성기 치료 기반에서 중소병원과 일차의료기관으로 확대해 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도록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최근 심평원이 진행한 ‘의료 질 관련 평가지표 분류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연구책임자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이광수)에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지표를 분류한 결과도 환자경험 지표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도입 이후 평가영역은 지난 2001년 5개 항목에서 2019년 35개 항목으로 확대됐으며, 적정성 평가에서 사용되는 의료 질 평가지표 수 역시 급속히 증가했다.

평가지표 분류결과 전체 1,084개 지표 중 의료서비스 과정 지표가 637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구조지표 195개, 의료서비스 제공결과지표 175개, 비용관련지표 47개, 환자경험지표 29개 순이었다.

또 의료의 질 구성요소라는 부가영역 분류결과에서도 효율성 지표와 환자 중심성 지표가 환자안전 지표 및 효과성 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과정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자경험지표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구팀은 “현재 외국에서 환자경험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적정성 평가 항목이 최근 추가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해당 영역 관련 지표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논의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지표가 진입·퇴출되는 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의견수렴으로 결정된 신규지표 및 퇴출지표를 선정해 기존지표의 퇴출 여부와 신규지표의 도입 검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포괄성과 수용성을 고려해 상당한 달성수준을 보이는 지표들은 퇴출시키고 개선 여지가 있는 지표를 유지·포함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퇴출지표의 경우 정성적 평가방법의 한계와 관리 어려움을 고려해 기존 평가지표 중 통계적으로 변별력이 저하(중앙값 95%, 사분위수범위 4.5%p 미만)된 지표를 퇴출후보로 선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