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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 임상연구, 환자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산부인과 “유산율‧자궁외 임신 증가, 중대 이상반응…유효성‧안정성 검증 없이 재정 지원 안돼”
  • 최광석 기자
  • 승인 2019.11.28 06:00
  • 최종 수정 2019.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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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가 ‘한방난임치료를 통한 임신 확진율이 인공수정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자 의료계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26일 ‘한의학 난임치료 연구결과’에 대한 반박의견을 발표했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은 지난 1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의뢰한 ‘한약(온경탕과 배락착상방)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 경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동국대, 경희대, 원광대에서 원인불명 난임여성 100명을 모집해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 난임치료를 수행하고 결과를 관찰한 것으로, 2015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4년간 예산 6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연구대상자는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중 원인불명 난임으로 난임 전문 치료기관 진단서를 첨부하고 월경기간을 제외하고 주 2회 이상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여성이었다.

김 원장은 ‘한방난임치료를 통한 임신 확진율이 인공수정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으며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의학 난임치료가 현대과학적 기준으로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학회는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 보고된 임신율은 한 주기당 임신율이고 해당 보고서의 임신율은 7주기 동안 관찰된 누적 임신율로 실제 한 주기당 임신율은 2.06%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2017년 경기도 한방난임사업 결과 보고서의 주기당 임신율 2.6%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한방난임치료가 체외수정보다는 떨어지나 인공수정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는 건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피력했다.

또 “임신율 비교 시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임신율은 난임부부지원사업에서 보고된 한 주기당 임신율을 인용하면서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율은 7주기 동안의 누적 임신율을 사용해 비교하고 있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6~8개월 동안 자연임신시도를 하더라도 20~27%의 자연임신율이 보고돼 왔는데 해당 보고서의 원인불명 난임환자에서 한방난임치료를 통한 임신율은 아무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도 열등한 경과”라고 평했다.

산부인과학회는 ‘한의약 난임치료가 현대과학적 기준에서 검증됐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산부인과학회는 “해당연구는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 결과보고서의 임신율과 비교를 했다고 하지만 대조군의 선정 기준 및 임상적 특성을 규정할 수 없어 적합한 대조군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case series에 해당하며 가장 하위 수준의 근거만 제시할 수 있다. ‘한의약 난임치료가 현대과학적 기준(근거중심의학)에서 검증됐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추후 상세보고서에 나올 수 있겠지만 2012년도 난임 부부 지원사업의 대상연령군과 나이 분포만 맞췄을 뿐 어떤 방법으로 맞췄는지, 환자군 선정을 세 기관에서 했는데 환자 선정 방법이 어떠했는지, 환자 수를 100명으로 산정한 기준은 무엇인지 등 연구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연령별 환자 분포를 맞췄다고 적합한 대조군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연구에서 한방치료로 임신한 13명의 환자들 중 5명(38.5%)이 유산을 경험했고 1명(7.7%)은 자궁외 임신이었다고 보고했는데 임신한 환자수가 13명으로 적었다는 것을 감안할지라도 유산율, 자궁외 임신 위험성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면서 “임신을 시도하는 난임환자들에서 유산율, 자궁외 임신의 증가는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연구자들은 환자들의 나이(평균연령 33.3세 vs. 30.8세), 이전 체외수정시술 횟수(0.83 vs. 0.29)의 차이를 주장하나 이에 대한 통계적 검증 결과도 제시하지 않은 막연한 주장”이라며 “해당 연구의 결과는 체외수정시술에서 보고되는 것보다 유산율, 자궁외 임신 위험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한 부분도 지적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의료계에서는 한약이 유산이나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연구를 진행한 것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며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을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욱이 “임산부 복용금기로 설정된 목단피를 배란 직전까지 사용한 점, 해외 연구에서 동물의 태아에게 전달되어 기형유발이 가능함이 확인된 토사자, 당귀 등이 사용된 점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이 초기 임신에 있어서 안전함을 확인하지 않은 채로 실험이 진행된 것에는 치명적인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평했다.

즉, 정부기관 주도로 국민 세금을 이용해 시행한 연구가 실제로는 인간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과 다르지 않다는 게 산부인과의사회의 설명이다.

아울러 “출생한 7명의 신생아에서 기형아가 없어서 ‘기형아 출산율이 0%라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일반인구에서 기형아 출산율이 2~3%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7명의 신생아에서 기형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방난임치료가 기형 발생에 있어 안전한 치료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산부인과학회는 중도 탈락한 10명의 사유에 대한 명확한 기술을 요구하는 동시에 월경전증후군 감소 및 난소예비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AMH 값 유의 상승 등 부가적 임상효과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산부인과학회는 “이번 연구결과로 오히려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아무런 검증 없이 한방난임치료를 방치해선 안 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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