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대상 내년 3월까지 진행…박종혁 대변인 “성금모금, 투쟁을 위한 준비의 일환”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 투쟁을 위한 곳간 채우기에 돌입했다.

의협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성금 모금’ 안내를 시작했다.

의협은 안내문을 통해 “협회는 최선의 진료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등을 위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7월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 연속 단식 투쟁,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 수차례 청와대 및 보건복지부 앞 철야 집회, 국회 입장 전달 등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적한 의료현안 해결을 위해 그간 중단됐던 의정협상을 재개해 대화를 통한 실리 추구와 균형적인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회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합리적인 의료 환경을 조성해 회원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회원들의 기대와 의료개혁 쟁취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우리 협회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간지, 방송광고 등 대언론 홍보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 마련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협회에서는 지난 13일 제76차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로 했다”면서 “회원들이 보내 주는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성금’은 의정협상의 동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대정부 투쟁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등 의료개혁의 밑거름이 돼 의권보호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성금 모금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모금 기간은 25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이며 대상은 회원으로 한정되고, 금액은 자유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성금모금은 투쟁을 위한 준비의 일환”이라며 “투쟁은 언제든지 스탠바이를 하고 여건을 만들어 놔야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수 천 억원을 홍보비로 쓰는 정부를 상대로 국민에게 홍보하고 회원들에게 소통하기 위해선 비용이 대단히 많이 들어간다”면서 “올해 궐기대회는 안했지만 그보다 더 큰 단식투쟁을 했다. 또 나중에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하기 위해선 성금모금도 하나의 소통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별다른 투쟁 성과를 내놓지 못한 의협 집행부가 투쟁성금을 걷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투쟁회비만으로도 1년에 10억이 넘게 모이는데 집행부가 무엇을 했다고 또 성금을 걷냐”면서 “2019년 회기가 시작한 지 7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어디에 그 많은 돈을 썼냐”고 지적했다.

그는 “투쟁을 했어야 성금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솔직히 의협이 올해 무슨 투쟁을 했냐”면서 “차라리 다른 직역단체들처럼 저녁에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회원들에게 손 벌리지 말고 있는 예산이나 제대로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이촌동에 천막까지 빌려서 단식 투쟁을 했지만 이에 대한 효과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그간 의협의 무의미한 투쟁과 갈지자 행보, 보건복지부 차관이 왔음에도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판단미스 등을 보면 성금을 내는 게 오히려 잘못된 신호가 될까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의협은 2019년도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사업비 예산으로 총 15억1,358만원을 책정했다.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의비 5,000만원 ▲홍보비 4억3,000만원 ▲행사비 1,000만원 ▲정책개발비 1,000만원 ▲입법정책추진비 3,3480만원 ▲소송대책비 2억5,000만원 ▲기타 투쟁대책비 3,000만원 ▲비상대책위원회 10만원 ▲의사결의대회 개최 3억원 ▲회원보호 대책비 4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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