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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입원 중이던 암 환자들 ‘무전퇴원, 유전입원’ 정부 규탄암 환자들 “전형적인 탁상행정” 비난…복지부 “암환자 요구사항 면밀히 검토할 것”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9.11.20 12:40
  • 최종 수정 2019.11.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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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고시 개정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암 환자들이 집단으로 퇴원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암 환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복지부는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타 의료기관 진료 시 ‘요양급여의뢰서’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우선 부담하고 추후 건강보험을 적용하도록 건강보험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이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기존에는 요양병원 입원환자를 (외래)진료한 상급종합병원이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부담금만 받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심사를 청구하도록 돼 있었는데 시행규칙 개정으로 요양병원에서 요양급여의뢰서를 발급받아 가지 않으면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한 뒤 사후 정산할 수 있도록 된 것이다.

실제 이같은 이유로 경기도 G요양병원에서는 10일간 암 환자 35명이 집단 퇴원했으며, 광주광역시 한 요양병원에서도 20명이 넘는 암 입원환자들이 퇴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경구항암제를 처방받으러 갔으나 약값 60만원을 내지 못해 처방약을 받지 못하고 되돌아온 환자들도 있었다. 기존에는 본인부담금 5%가 적용돼 경구항암제 비용으로 3만원만 지불하면 됐지만 60만원이라는 비용이 부담이었던 것.

이에 암 환자들은 복지부 시행규칙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협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대학병원들이 암 환자들에게 항암, 방사선 치료비 수 천 만원 선납을 강요하고 복지부가 이를 묵인하면서 암 환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 하고나면 쫓겨나듯 퇴원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과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병원들의 탐욕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퇴원한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대형병원을 통원하며 힘겹게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이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금까지는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암 환자들은 본인부담금 산정특례제도에 따라 진료비의 5%만 부담하는 방식으로 통원치료를 해 왔지만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암 환자들이 수천 만원의 진료비를 떠안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상급병원에 갈 때마다 적게는 수 십 만원, 많게는 수 백 만원의 약값을 부담할 능력이 없으면 요양병원에서 퇴원하고 외래 진료를 받으라는 것은 암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이자 또 다른 ‘무전퇴원, 유전입원’이다”라고도 했다.

이에 암 환자들은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라며 복지부를 규탄했다.

오는 21일 오후 2시에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무전퇴원, 유전입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부조리를 그래도 방치한다면 지방에서 상경해 대형병원에서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암 환자들은 수 십 일간 모텔에 숙식을 하며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과 지방을 오가야 할 판”이라며 “정부가 누구를 위한 행정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암 환자를 포함한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부득이하게 상급병원에서 진료 받을 경우 본인부담금만 납부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원내처방으로 전환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암재활협회도 지난 13일 복지부 보험급여과로 ‘암 환자 집단퇴원 사태 개선에 관한 건의’를 제목으로 한 공문을 보내 사태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암재활협회는 “복지부가 요양병원 입원 중인 환자의 무분별한 타 진료기관으로 외래진료를 방지하고 장기입원과 불필요한 입원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한 제도 취지와 달리 시행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암 환자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당국의 획일적인 탁상행정과 상급종합병원의 편의만을 위한 ‘갑질’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재활협회는 “암 환자들이 요양급여의뢰서를 받아 항암 및 방사선 같은 치료를 상급종합병원에서 받을 경우 본인부담금 5%만 지불하고 나머지 비용은 해당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청구해야 하지만 자신들의 편의와 이익만 따져 먼저 환자들에게 치료비 전액을 받고 환자로 하여금 2~3개월 후 입원 중인 요양병원을 통해 환급 받으라는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암재활협회는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등에 필요한 진료비는 개인차는 있으나 한 달에 최소 몇 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 원의 현금을 부담해야 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암 환자가 몇 명이나 되겠냐”며 “현금이 없는 암 환자들은 본인부담금 5%만 내고 진료를 받기 위해 입원 중인 요양병원에서 퇴원해야만 하기 때문에 집단퇴원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암 환자들의 고충을 충분히 경청한 뒤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암 환자들로부터 상황에 대해 설명은 충분히 들었다”며 “아직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제도 자체를 급격히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key@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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