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 국립암센터 다카시 세토 박사 "한국 허가 및 보험급여 체계 고려시 질병조절에 효과적"

한국의 허가 및 보험급여 체계를 고려했을 때,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있어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일본 큐슈 국립암센터의 다카시 세토(Takashi Seto)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의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순차치료 전략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일본 큐슈 국립암센터 다카시 세토(Takashi Seto) 박사

다카시 세토 박사는 일본 큐슈 국립암센터 임상연구기관 내 임상 종양학부 최고 책임자로서 '잴코리',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 등 ALK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와 관련된 일본 내 3상 임상에 참여해 왔다. 한국에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국제 컨퍼런스(KATRD International Conference 2019) 폐암 세션 발표자로 초청돼 방문했다.

이날 다카시 세토 박사가 학회에서 발표한 주제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서 최적의 장기 치료 전략이 무엇인가'였으며, 일본 내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Real-World Study) 결과를 통해 확인한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 전략의 혜택을 설명했다.

다카시 세토 박사는 "알레센자는 잴코리보다 1차 치료에 있어 더 연장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입증했지만, 실제 치료 반응이나 전체생존기간(OS)에 대한 장기적인 근거는 확립되지 않았다"라며 "때문에 일본에서는 그동안 '과연 어떤 치료 방법이 환자에게 있어 장기 생존 등 치료 성적 개선에 더 이득이 있을까'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카시 세토 박사는 "또 제한적이긴 하지만 1차 치료에 잴코리를 사용한 순차치료 전략이 장기적인 생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몇몇 소수의 연구가 있었다"며 "한 예로 일본 미에현에서 1차에 잴코리, 2차에 알레센자를 사용한 순차치료군을 잴코리 단독군, 알레센자 단독군과 비교한 후향적 연구 결과,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군이 다른 단독군들보다 생존 데이터가 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누적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이번 대규모의 리얼월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일본의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잴코리를 1차 치료에 사용한 환자군 535명과 알레센자를 1차 치료에 사용한 환자군 305명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해,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군의 '치료 실패까지의 기간(Time to Treatment Failure, TTF)'을 알레센자군의 TTF와 비교 평가한 결과다.

이는 타국 대비 일본에서 알레센자가 1차 치료에 빨리 허가된 데 따라 임상 데이터가 쌓여 가능했던 연구로, 일본 내 61개 기관에서 2012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잴코리 혹은 알레센자로 초치료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군의 TTF는 34.4개월로, 알레센자군의 27.2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게 나타났다. 하지만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군과 알레센자군은 OS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다카시 세토 박사는 "잴코리-알레센자 순차치료군에서 OS 혜택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TTF 즉 '약효가 작용하는 기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며 "잴코리를 먼저 사용했을 경우 알레센자를 먼저 사용했을 때보다 치료지속기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길게 나타났다는 것이 이 데이터가 갖는 의의"라고 말했다.

이날 다카시 세토 박사에 따르면, 일본은 현재 순차치료에 대한 허가 및 급여 제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거가 되는 데이터만 있다면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치료 순서를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현재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잴코리와 마찬가지로 알레센자와 자이카디아도 급여가 적용돼 사용이 자유롭지만, 이 두 치료제를 1차 치료에 사용해 실패할 경우 이후 선택할 수 있는 2차 치료옵션이 항암화학요법뿐이라는 점에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다르다.

때문에 다카시 세토 박사는 "특히 순차치료 시 보험급여 기준에 제한이 있는 한국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환자들이 잴코리를 먼저 사용하고 이어서 알레센자을 사용하는 것이 한국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질병을 가장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지침에서 알레센자, 잴코리, 자이카디아 등 이렇게 세가지 제제를 권고하고 있고, 근거수준을 보면 잴코리와 알레센자가 근거수준 A로 동일하다"며 "하지만 이 세 가지 권고 약제 중 알레센자와 자이카디아는 잴코리를 사용한 후에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근거 수준은 동일할지라도 일본 내 실제 임상에서는 잴코리를 1차 치료에 사용한 후 알레센자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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