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 한방난임 연구결과 공개…90명 중 14명 임신 확진

한방난임치료를 통한 임신 확진율이 인공수정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의학 난임치료가 현대과학적 기준으로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의뢰해 ‘한약(온경탕과 배락착상방)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한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은 14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원장.

해당 연구는 동국대, 경희대, 원광대에서 원인불명 난임여성 100명을 모집해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 난임치료를 수행하고 결과를 관찰한 것으로, 2015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4년간 예산 6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연구대상자는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중 원인불명 난임으로 난임 전문 치료기관 진단서를 첨부하고 월경기간을 제외하고 주 2회 이상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여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한약 복용과 침구 치료를 병행하는 한방난임 단독 시술을 했으며, 4개 월경주기 동안 치료하고 3개 월경주기 관찰기간까지 총 7주기 동안 임신결과를 관찰했다.

한약치료의 경우 월경시작 3일 저녁 식후부터 월경시작 13일 아침 식후까지 총 10일간 온경탕을, 월경 시작 14일째 저녁 식후부터 월경시작 29일째 아침 식후까지 총 15일간 배란착상방을 복용시켰다.

온경탕에 포함된 목단피로 인해 유산과 조산 위험이 존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임신가능성이 있는 시기인 배란 후나 임신 이후에는 투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침구치료의 경우 월경시작 3일을 첫 시술일로 해 5일 전후 간격으로 한 주기당 총 3회 침구치료를 시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같은 치료방법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한방난임지원사업과 대동소이한 치료법이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대상자 100명 중 10명이 이탈해 90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 이 중 14.4%인 13명이 임신했고, 임신한 13명 중 7명(90명 대비 7.8%)이 12주 이상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까지 완료했다.

전체 치료완료 대상자를 기준으로 임상적 임신율은 14.44%, 착상률은 14.44%, 임신유지율 7.78%, 출산율 7.78%, 안전성 평가결과 중대한 이상반응과 출산 신생아 기형율은 0%였다.

또한 이번 연구로 임신한 대상자들은 평균 2,38주기 치료 후 임신했으며, 임신까지 평균 치료비용은 약 150만6,000원으로 의과 난임치료 경험자들이 1개 기관에서 지출한 평균 비용인 295만원 보다 저렴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환자 한 케이스 당) 7개월의 비교적 긴 연구기간에도 90%이 높은 완료율을 보였으며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규명해 한방 난임치료 표준 프로토콜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연구진은 “전향적으로 설계한 한의 단독치료 임상연구 결과로 한방 난임치료의 근거자료로 활용 가능하다”며 “한방치료에 의한 난소예비력 개선, 의과치료와의 병행 효과 등을 주제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과의 난임치료 효과는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 임신 확진을 기준으로 인공수정 13.9%, 체외수정 29.6%로 나타났다”며 “인공수정과 한방 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유사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동일 원장은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방난임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연구결과를 보면 시험관시술보다 높고 인공수정과 비슷한 성공률이다. 특히 의과 난임치료를 경험한 비율이 82.2%에 달하는 등 실질적인 중증도는 높기 때문에 의과 난임치료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보건복지부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난임치료 방법 중 하나로 한방난임치료를 검토해줬으면 한다”며 “당장 급여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시범사업을 통해 한방난임치료가 난임치료의 한가지 옵션이 됐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한의계도 이번 연구결과를 보고 잘되는 방법을 부각시키고 안되는 방법은 접어야 한다”며 “의료계에서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연구결과를 관심있게 봐달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순서로 난임치료를 한다면 인공수정 단계에서 한방난임치료도 옵션으로 생각해 달라는 것”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투여기간과 처방 표준화, 비용대비 효과 등을 검토한 후 급여나 비용지원사업 등의 모델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한방난임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설계할 때 참고가 됐으면 한다”며 “한방 단독치료 트랙, 양한방 협진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원장은 한방난임 연구에 비판적인 의료계에 “가장 좋은 것은 양한방 비교인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도 양한방 난임치료를 통합해 비교해보고 싶어하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통합이 안된다. 이번 연구가 통합의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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