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윤리위 회부하고 수련위원회에 징계 건의키로…간호사협 “직장 내 폭언 및 폭행 근절돼야”

전공의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을 참다못한 서울 S대학병원 간호사들이 병원 측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전면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최근 S대학병원 간호사협의회는 ‘S대학병원 간호사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글을 올린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원내 게재했다.

이 대자보에는 이 병원 내과 전공의 2년차인 A씨가 간호사들에게 지속적인 폭언을 일삼아온 행위들이 그대로 적시돼 있다.

대자보에 따르면 전공의 A씨는 간호사들에게 ‘나이만 먹고 일이 전혀 안 돼. 생각이 없는 거냐’, ‘몇 년차인데 일을 이 따위로 하냐’, ‘내가 말했으면 바로 할 것이지 뭔 말이 많냐, 직무유기 아니냐’, '말통 머리들이 금식의 의미를 아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이에 간호사협의회는 A씨로부터 폭언을 들어 온 간호사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간호업무 수행에도 방해를 받게 되자 결국 병원 내 고충처리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접수했다.

간호사협의회는 “전공의 A씨는 반말은 기본이고 나열하기도 벅찬 이런 폭언을 반복적으로 해왔다. 고함을 지르며 간호사 스테이션을 오가는 등 그 누구도 제어 못할 정도였다”며 “해당 간호사들이 고충처리 접수를 한 뒤에도 이런 행동은 병동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간호사는 출근이 두렵고 전화 받기도 두려운 상황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업무를 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간호사 누구 하나 이런 폭언을 견뎌야 하는 사람은 없으며 폭언을 할 수 있는 자격 있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업무 중 전공의에게 심한 폭언을 당한 간호사가 과연 업무에 집중 할 수 있겠나. 업무 중 전공의에게 환자가 보는 앞에서 폭언을 당한 간호사를 환자들은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겠냐”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이 사태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직장 내 폭언과 폭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함을 알리고자 한다”며 “한 마음 한 뜻으로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S대학병원은 고충처리위원회로 사건이 접수되자 지난 6일 전공의 A씨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현재 해당 사건은 교육수련부 수련위원회에 이관된 상황이며, 진위여부를 조사한 후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직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S대학병원은 “직원 간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S대학병원에 게재된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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