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AD, 반복투여 임상 진행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AD' 3상 임상시험에서 단일 투여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강스템바이오텍이 개발 전략을 반복 투여로 변경했다. 이러한 용법 변경이 현재 논의 중인 기술수출 계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스템바이오텍 이태화 대표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 강당에서 기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기대를 모았던 퓨어스템AD가 국내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 이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강스템바이오텍 이태화 대표

이태화 대표는 "성공을 확신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송구하다"고 임상 실패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퓨어스템AD 3상은 국내 11개 기관에서 중등도 이상 만성 아토피 성인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위약군과 퓨어스템AD 투여군에 1대1로 배정됐으며, 1회 투여 후 12주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군에는 2상 임상시험에서 높은 효과를 보인 퓨어스템AD 고용량(5.0x10^7셀)이 투여돼 기대를 모았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 분석 결과, 투여군에서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EASI-50(아토피피부염 증상이 베이스라인 대비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에 도달한 비율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12주 시점에서 EASI-50을 달성한 비율은 투여군이 66명 중 21명으로 31.82%였으며, 위약군은 81명 중 22명으로 27.16%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기대했던 것보다 위약군 데이터가 높게 나왔고, 반대로 투약군은 낮게 나왔다"라며 "앞서 진행한 2a상과 비교해 프로토콜이 특별히 차이가 난 것은 아니어서 결과를 여러 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지표에서는 퓨어스템AD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전략을 수정해 임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투여 후 4주까지는 위약군과 비교해 드라마틱한 개선 효과를 보여줬고, 아토피 증상이 심할 경우 높아지는 TARC 단백질 수치가 위약군에 비해 10배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진행될 임상시험은 퓨어스템AD를 4주 간격으로 3회 반복투여하는 1/2a상이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저용량 반복투여군과 고용량 반복투여군, 위약군을 비교해 유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 투여 용량 및 용법을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임상시험은 5년 전 국책과제인 '스마트 바이오'에서 선정된 바 있다.

이태화 대표는 "반복 투여 임상은 5년 전부터 계획해온 것인데 마침 3상을 분석해보니 반복 투여 임상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연의 일치"라며 단회 투여의 실패 가능성을 눈치챈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이어 "다만 1·2상을 단일 투여로 진행했고, 2상에서 단일 투여 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였기에 확신을 갖고 3상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새로운 임상에서 반복투여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 후 기술수출 등을 더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1/2a상에서 약 30명 유효성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한 후 추가 3상 및 기술수출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시장성을 높이기 위한 병용투여 계획도 드러냈다.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 기존 치료제와 퓨어스템AD를 함께 투여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회사는 현재 퓨어스템AD와 시너지 효과가 가장 뛰어난 약물을 선정하기 위한 비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반복 투여, 병용 투여 등 새로운 개발 전략을 드러냈지만 퓨어스템AD의 기술수출에는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일 투여로 장기적인 치료 효과 전략에서 반복 투여로 전략이 수정되면서 퓨어스템AD의 시장성도 다시 평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경쟁 제품인 듀피젠트는 장기 투여에서도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 분야에서 강력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듀피젠트의 경우 EASI-75(아토피피부염 증상이 베이스라인 대비 7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가 52주차에 62%, 72주차에 63.7%로 나타났다. 또 76주 장기 투여에도 큰 안전성 문제 없이 일관된 효과를 입증했다.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던 가격 문제도 국내에선 오는 2020년에는 급여 적용으로 해결될 전망이다. 일본과 영국,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이미 듀피젠트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했다.

아무리 빨라도 4년 뒤에야 국내 출시가 가능한 퓨어스템AD가 듀피젠트를 상대로 과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퓨어스템AD는 단회 투여에서 반복 투여로 변경하면서 가격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퓨어스템AD 기술을 도입하려는 상대 업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태화 대표는 "대량 배양 등으로 퓨어스템AD 원가를 점차 낮춰가고 있다"며 "시장 변화를 내부에서도 분석하고 있고 글로벌 임상에서는 경쟁약과 직접 비교를 하는 것도 플랜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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