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교수 "동물실험서 저용량 피나스테리드 가능성 확인…임상시험 통해 확인할 터"

최근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를 기존 경구제 대비 저용량 주사제로 주입할 경우 부작용은 덜하고 효과는 더 우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아진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팀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10주간 진행한 ‘Development of finasteride polymer microspheres for systemic application in androgenic alopecia’ 연구 결과다. 연구결과, 경구제형 섭취군에서 모발 성장률은 86.7%인 반면 주사제형 실험군의 모발 성장률은 93.3%였다. 현재 국내에서도 피나스테리드 제제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비록 동물 실험 결과지만 주목되지 않는 연구라고 할 수 없다. 이에 김범준 교수에게 이번 연구의 의미와 향후 임상시험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 먼저 연구를 진행한 배경이 궁금하다.
기존의 경구용 피타스테리드는 1일 1회 일정한 시간에 빼놓지 않고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자 1개월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 최근 인벤티지랩의 독자적인 약물 전달 시스템 기술 개발로 약물의 안정화가 가능해져 경구 및 주사제 피타스테리드의 탈모 완화 효과를 연구하게 됐다.

-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또한 탈모 치료 효과가 알려진 약물이고, 피타스테리드와 같은 기전이다. 그럼에도 피타스테리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된 이유가 있나.
피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 type2를 억제하고,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 type1과 2를 모두 억제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dihydrotestosterone)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두 약물이 기전이 완전히 동일한 약물로 보기 어렵다.

두타스테리드도 탈모 개선 효과가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됐고 실제 임상에서도 경구 약제 형태로 널리 처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식품의약청(EMA)에서 탈모 치료 약제로 승인 받은 약물은 피나스테리드 뿐이다. 또한 (두타스테리드는) type 1,2 효소를 모두 억제하기 때문에 그만큼 성욕 감퇴, 발기 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형 유방, 심부전 등의 가능성이 있어 초기 탈모 치료에는 피나스테리드가 임상적으로도 선호된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나스테리드 주사제를 먼저 연구하게 됐다. 다만, 향후 두타스테리드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연구해 볼 계획도 있다.

- 이번 연구에서 주목됐던 부분은 '경구 투여량의 최대 10분의 1만 투여해도 남성형 탈모 치료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저용량으로 이전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보나.

의약 및 의료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polylactic-co-glycolic acid(PLGA)와 같은 생분해성 고분자는 안전성, 생분해성, 상이한 친수성 및 소수성 유형의 약물에 대한 적합성, 지속적인 약물 방출 및 특정 장기에 대한 표적화를 포함해 다양한 특성이 존재하며, 생성된 입자는 중합체의 가수분해속도에 따라 약물의 서방화 혹은 방출제어가 가능하다.

인벤티지랩에서 장시간에 걸쳐 피나스테리드가 서서히 방출되는 PLGA 고분자를 연구했다. 적은 농도로도 높은 효과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본다.

- 저용량은 당연히 이상반응 발생도 줄일 것 같다. 교수님도 그렇게 전망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주사제라는 점에서 경구제와는 또다른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실제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이 필요한 이슈이기는 하나, 저용량을 사용해 (피나스테리드의) 이상 반응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구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월 1회 주사제를 더 편하다고 생각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환자마다 선호하는 치료방법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제가 많은 환자들의 경우 매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구 약제가 하나 줄어들고, 한달에 한번만 병원에 내원해 주사를 맞으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리라고 본다. 환자가 선호도에 따라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형태였다. 이 성분은 오랫동안 임상에서 사용돼 왔고, 환자들도 모집이 그리 어려울 거 같지 않을 것 같다. 때문에 임상시험 진행도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 임상시험 계획은.

현재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다. 인벤티지랩과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 중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