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윤덕현 교수, CAR-T 세포치료제 등 혁신신약 도입 필요성 강조

"CAR-T 세포치료제는 더이상 기존 치료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재발한 난치성 B세포 유래 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치료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용이 요원하다."

최근 일부 혈액암 등에서 높은 완치율로 주목받고 있는 CAR-T 세포치료제에 대해 국내 의료진이 기대감과 함께 도입 지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는 지난 22일 한국로슈가 마련한 혈액암 미디어세션에서 "CAR-T 세포치료제는 기존 치료요법으로는 사망할 수 밖에 없는 환자에서 생존률을 크게 개선시켰다"며 "현재까지 개발돼 출시된 두 제품(킴리아, 예스카타)은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6개월에 불과한 생존율을 보였던 재발 환자에서 40%라는 2년생존율을 나타내며 장기 생존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CAR-T 세포치료제가 엄청난 혁신을 가져다 준 치료제인 것은 맞지만 고가의 치료비용과 약제 제조 기간이 길다는 점, 투여 후 일부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한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개발된 두 CAR-T 세포치료제 중 국내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제품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다. 킴리아는 지난 3월 국내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도입은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 그 이유에 대해 제조사인 노바티스 측은 세포의 입반출 규제, 제반시설을 갖춘 병원의 인증 및 의료진 교육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윤덕현 교수는 "CAR-T 세포치료제 사용에 필요한 제반 시설은 현재의 국내 상급종합병원 시설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국내 의료진 역시 CAR-T 세포치료제를 사용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제약사가 약제 사용에 최대한의 안전망을 마련코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약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부작용 및 안전 사고 등 불란을 방지하기 위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윤덕현 교수는 "림프종의 경우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모든 환자가 완치되는 건 아니다. 여기에 재발이 잦은데, 재발 환자에게 효과적인 신약을 쓰고 싶어도 도입되지 않았거나 국내에 들어와 있어도 허가사항 외 적응증으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CAR-T 세포치료제 역시 일본은 현재 혈액암 치료에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사용이 요원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효과적인 신약을 하루 빨리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

윤덕현 교수에 따르면, 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전체 혈액암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발병률은 서양에 비해 적지만,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암등록 통계에선 림프종 연간 발생자 수가 5,000여명이었지만, 증가 추이를 대입할 경우 2019년 발생자 수는 5,300명으로 추정된다.

림프종은 세포조직 형태에 따라 호지킨 림프종(Hodgkin Lymphoma)과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으로 나뉘며, 약 5%를 차지하는 호지킨 림프종 외는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분류된다. 비호지킨 림프종 중에선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 가장 높은 발생율 차지하고 있다.

윤덕현 교수는 "리툭시맙은 부작용이 심한 세포독성항암제에만 의존하던 B세포 유래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 분야에 20여년 전 등장해 획기적인 치료 개선을 보였다"며 "이후 리툭시맙 대비 면역세포 활성화 효과를 높인 오비누투주맙이 개발되며 또 한번 여포형 림프종 치료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표준요법인 R-CHOP(리툭시맙+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아드리아마이신/빈크리스틴/프레드니손)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3분의 2는 완전관해에 도달하지만 그중 30~40%는 재발하고, 재발한 환자들은 기존 항암제에 치료 반응이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여전히 효과적이고 다양한 치료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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