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두고 있는 주부 김모(41)씨는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성교육이나 왕따를 걱정하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 빠져있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학교생활도 무난하게 잘 하고, 학원도 큰 불평 없이 잘 다니고 있지만 최근 딸의 말이 부쩍 거칠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ㅈㄴㅆㅂ’은 기본이고 ‘아이씨’나 ‘개짜증’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개’를 접두어로 쓰지 않고는 말을 잇지 못할 지경이다.

김씨는 “요즘 사춘기라서 반항하는 마음에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걱정만 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내 아이들보다 여자 아이가 욕을 하는 것을 보면 더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욕을 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재미와 장난이다. 아이들은 친구들끼리 욕이 섞인 말을 주고 받으면서 재미를 느낀다. 교육학에 따르면, 특히 사내아이들의 경우 ‘갱스터 시기’에 욕을 주고받으면서 동료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욕이나 나쁜 말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강력한 효과도 있다. 다른 또래 친구들이 사용하지 않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우월감을 맛보기도 한다.

다른 이유는 어른 흉내 내기다. 이제껏 어른들이나 사용하는 줄만 알았던 욕을 아이가 사용하면서 마치 자신이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SBS '영재발굴단‘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연세휴정신과의원 노규식 원장은 <나는의사다> 욕쟁이 아이들, 어떡하죠? 편에 출연, 아이의 욕에 부모가 너무 화들짝 놀라거나 강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부모의 그러한 반응이 오히려 강화시킬 수 있다고. 또, 아이의 욕을 너무 비난해 아이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노규식 원장은 “얘가 욕을 한 이유는 욕이란 말로서 자기의 감정이나 기분을 일단 표현하고 싶었고, 여기에 부모가 야단치고 비난하고 화를 내면 일단 죄책감을 갖게 되는 것도 좋은 영향을 가져오진 않는다”며 “예의에 어긋나고 상대를 불쾌하게 할 수 있고 너의 뜻과 상관없이 너라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깎을 수 있다는 식으로 타일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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