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료에 유한 웃고 한미 울고…대웅은 나보타 효과 여전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올 3분기 무난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상반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유한양행은 3분기 기술료 유입으로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2억원에서 수십 배 늘어난 약 115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부분은 100억원대에 달하는 기술료 유입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받는 기술료 약 50억원과 더불어 2분기 미반영된 얀센과의 계약금 약 40억원 등이 반영될 예정이다.

처방약 부문에서는 도입 품목의 실적 하락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대표 도입 신약이었던 비리어드, 트라젠타, 트윈스타 등은 제네릭 출시로 상반기 역성장이 불가피했다.

이같은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로수바미브, 듀오웰 등 자체 개발 개량신약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개량신약 전문 기업 애드파마를 통해 다량의 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개량신약이 향후 처방약 부문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과 반대로 한미약품은 기술료로 울상을 짓게 됐다. 매분기 90억원씩 반영해온 기술료 90억원이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다른 기술수출 계약 건의 경우 상당수 반환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탄탄한 내수 매출이 기술료 감소로 인한 타격을 봉쇄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대표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는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엇갈렸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술료 부재 영향이 더 높다고 판단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4% 감소한 1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고지혈증 치료제 등 호조와 중국 법인 성장으로 영업이익 0.4% 증가한 216억원이 될 것으로 봤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출 효과를 3분기에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외 나보타 매출은 지난 2분기 186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소송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분기 40억원이었던 소송비는 3분기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호실적에 이어 올해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대웅제약은 예상치 못한 라니티딘 사태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대웅제약의 주력 품목인 알비스가 대표적인 라니티딘 계열 제품이기 때문이다. 라니티딘 여파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 1월 노보노디스크의 인슐린 판권을 반환하면서 생긴 공백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제제 및 수출 회복으로 실적이 만회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대 사업부인 혈액제제 매출이 약 5.2% 증가해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백신 수출도 회복해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3분기 실적으로 올해 '1조 클럽' 가입의 기대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케이캡 판권을 갖고 있는 종근당은 케이캡 성장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두 자릿수 매출액 증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종근당의 개량신약 에소듀오도 올해 매출도 크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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