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개 약물 대상 연구결과 평균 300일……합성의약품 보다 생물학적제제가 더 길어

한국의 신약 허가 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허가 프로세스를 개선과 우선심사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관련 업계 제언이 나왔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재현 교수 연구팀은 지난 14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신약 허가기간에 대한 조사 연구(Study on New Drug Application Timeline in Korea between 2011 and 2017)'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 정부의 신약 허가 기간 단축을 위한 규제 개선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허가에 소요된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하다"며 "우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및 신약허가신청(NDA) 심사 시간에 필요한 실제 타임라인을 한국의 관련 영향 요인별로 분석해 미국 및 유럽과 비교 평가했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서 허가받은 글로벌 제약사(KRPIA 회원사)의 115개 신약의 국내 허가·심사에 소요되는 실제 기간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한국에서 승인된 115개 약물에 대한 허가·심사 기간은 평균 299.7일(중앙값 293일)로, 최근 3년 동안 증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조사기간 동안 허가·심사 기간에 일정한 경향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전체 약물을 합성의약품과 생물학적제제, 일반적인 의약품과 희귀의약품, 치료 적응증별로 나눠 허가까지의 기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합성의약품은 73개(63.5%) 품목의 허가 기간 중앙값은 289.0일, 생물학적제제 42개(36.5%) 품목은 302.5일로, 생물학적제제 허가에 더 오랜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귀의약품 53개(46.1%) 품목의 허가 기간 중앙값은 176.0일로, 일반적인 의약품 62개(53.9%) 품목의 361.5일에 비해 약 3개월(평균 187.1일) 빨랐다. 치료 적응증은 항암제와 면역조절제가 58개(50.4%) 품목으로 절반가량 차지했으며, 허가 기간 중앙값은 241.0일로 다른 적응증 대비 유의미하게 짧았다.

연구진은 "희귀의약품만이 약물 허가·심사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한국과 미국, 유럽 사이에서 신약에 대한 중대한 약물 지연이 확인됐다"고 결론냈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허가 소요 기간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유사했으나 품목별, 연도별 큰 편차를 보였다"며 "허가 소요 기간의 예측성을 높이고 허가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진국과 같이 보완 기간을 포함한 전체 소요 기간을 허가심사 처리기간으로 정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 규제 가이드라인과의 조화를 위해서는 허가 요건의 합리화, 심사 부서의 전문 인력 확충 등 실질적인 행정 절차 및 규제환경, 심사 인적자원 관리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충족 의학적 요구가 높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허가 절차와 구분되는 우선심사 제도의 활성화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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