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이번주까지 희망퇴직프로그램 가동…노조 "생존권 위태"

오는 11월 30일까지 제너럴메디신(GM) 사업부 정리를 마치겠다고 발표한 한국 머크가 해당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번주(금)까지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가동한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가 부서 이동 및 고용 승계에 대한 기회 없이 ERP를 통해 해당 부서 전원을 정리하려고 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머크는 지난 11일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글루코파지'에 대한 GC녹십자와의 국내 판권 계약 체결을 발표하고, 오는 11월 30일까지 GM사업부 정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사업부의 나머지 제품인 '콩코르' 역시 판권 계약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머크는 해당 사업부 임직원들에 ERP 신청을 제안하고 이번주까지 지원을 받겠다고 통보했다.

노조 측은 "전체 부서가 아닌 해당 부서에만 ERP를 열었다는 건 해당 부서 전원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조영석 머크지부장

조영석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한국머크지부장은 "회사는 ERP를 GM사업부에만 오픈했다. 다른 부서 역시 ERP를 희망하는 직원이 있을 것이고, 그런 경우 회사에 남고 싶은 GM사업부 직원의 부서 이동이 가능할텐데 회사는 전문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이런 기회만저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고용 승계에 대한 노조의 요구에 대해, 원한다면 해당 제약사에 인터뷰를 주선하겠다는 두루뭉술하게만 답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그저 ERP를 통해 해당 부서 전원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영업직으로 차량이나 주택 구매 등을 사유로 사내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사측은 ERP를 신청한 경우 11월 30일을 기점으로 회사 대출 상환을 완료하고 나가라고 한다"며 "부서 정리와 동시에 대출 상환을 완료하라는 것은 회사가 직원을 맨몸으로 길바닥에 내모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사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GM부서 외) 다른 부서 공석은 사내 잡포스팅을 통해 모두(전직원)에게 오픈된 상태"라고 말한 뒤, ERP를 GM사업부에만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다른 부서의 경우에는 종합병원 위주의 영업인 만큼, 개원의 영업을 위주로 했던 GM사업부와 전문성이 다른다는 판단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용 승계를 원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지원서를 받아 '글루코파지', '콩코르'의 판권을 산 제약사에 제안할 계획"이라며 "다만 해당 제약사들도 각자가 원하는 인재상이 있는 만큼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본사는 ERP 프로그램과 함께 직원이 자기계발 원한다면 정부에서 보장하는 학위과정을 2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 외부 잡포스팅 정보를 공유하고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등 재취업 과정을 돕는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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