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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제약, 노조 출범 후 군대식 문화서 탈바꿈…'좋은 선례'노조 결성 1년 반…"'적폐 인사' 몰아내고 고압적 분위기 많이 사라져"
  • 정새임 기자
  • 승인 2019.10.11 11:30
  • 최종 수정 2019.10.11 11:30
  • 댓글 1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에 가입한 코오롱제약 노동조합이 출범 후 회사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코오롱제약 노조는 지난해 3월 약 70명으로 출범하며 민주제약노조 15번째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전부 외국계 제약사로 이뤄진 민주제약노조에 첫 국내 제약사가 들어온 것이다.

민주제약노조 코오롱제약 서대원 지부장은 맨 처음 노조를 기획한 5명 중 한 명으로 잘못된 관행이 만연한 회사 분위기를 타개하고자 총대를 멨다. 시발점은 회사의 부당한 인사조치였다. 서 지부장이 속한 팀 팀장이 사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인사발령을 받은 것. 사실상 찍어내기 퇴직이었다.

그룹사로서 겪는 폐해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코오롱제약 매출 규모는 2017년 기준 1,000억원으로 코오롱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1%만 차지한다. 그룹 내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다 보니 대표이사조차도 그룹에서 겸직을 시키거나 그룹 계열사 임원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했다는 것. 대표이사가 제약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고 퇴직 전 잠시 머물다가는 자리 정도로 여기다 보니 임원들도 회사의 발전보다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더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서 지부장은 전했다. 그러다 보니 경영진이 영업 사원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상명하복 문화로 인해 직원들은 부당한 지시를 받아도 건의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서대원 지부장은 "팀장이 부당한 인사발령을 받는 모습을 보며 '일을 잘 하는 것도 소용이 없고 우리 미래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팀원들과 함께 노조 결성을 꾀했다"며 "'투명한 경영'과 '공정한 인사'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단순히 임금 인상보다는 회사의 고유 권한이었던 인사 등 경영에 노조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 코오롱제약 노동조합)

노조가 설립된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부터 회사에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적폐'로 꼽히던 임원들을 회사에서 내보내고 투명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조의 간접적인 참여를 약속받았다. 사측이 형식적으로 운영하던 노사협의회도 직원이 중심이 되어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로 바꿨다. 인사평가에도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건의를 할 수 없던 고압적인 사내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서 지부장은 "예전에는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지금은 만약 팀장이 팀원에게 인격모독을 했다면 이의를 제기해 고치고 사과하는 문화로 점점 바뀌고 있다"며 "노조 내 고충처리위원회에 건의가 접수되면 노조에서 조사 후 문제가 될 경우에는 징계위원회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처음부터 노사 협의가 원만히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사측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고소·고발로 치닫기도 했다고 서 지부장은 전했다. 그는 "임원들의 비리 행위가 심각했음에도 회사는 요지부동이어서 노조도 강경히 나갈 수밖에 없었다. 비리 행위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니 해당 임원들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후 새로운 경영진은 자연스럽게 노조를 좋은 관계를 통해 함께 나아가는 존재로 인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제약 분야의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로 오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서 지부장은 말했다.

일비와 휴가비 지급 기준이 개선되는 등 직원 복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에는 임금피크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도 벌이고 있다. 현재 그룹 내 가장 최하위에 속하는 조건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자연스레 노조 가입자가 늘었다. 현재 코오롱제약 임직원 440명 중 노조 조합원은 140명에 달한다. 1년 6개월 만에 규모가 두 배 늘어난 셈이다. 노조는 과반 노조를 목표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영업 직원뿐만 아니라 공장 직원 가입도 독려하고 있다.

서 지부장은 "아무래도 공장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고압적인 문화가 더 강해 노조 가입이 쉽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공장 직원의 가입자가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제약의 사례를 통해 민주제약노조에도 국내 제약사의 노조 문의가 늘고 있다. 하지만 가입을 확정한 국내사는 아직 없다.

서 지부장은 "아무래도 국내사는 노조를 선뜻 결성하기 힘든 분위기"라면서 "그래도 총대를 멜 한 사람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회사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새임 기자  same@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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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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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긍바리 2019-10-11 16:01:22

    국내 제약사들의 기업문화도 코오롱처럼 바뀌면 하는데 총대를 멜넘이 없네 ㅠ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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