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 발표…"OS 미달했지만 PFS 매우 우수" 자평

에이치엘비가 지난 29일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위암 글로벌 3상 임상시험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며, 성공적 결과라고 자평했다.

에이치엘비는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며,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신청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리보세라닙 위암 3상 임상시험 'ANGEL STUDY'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29일에는 풀데이터를 공개했다. 이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도 공식 발표됐다.

ANGEL 임상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 미국을 포함한 총 12개 국가에서 위암 2차 이상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리보세라닙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460명 환자들은 리보세라닙 투약군(308명)과 위약군(152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자료:에이치엘비)

지난 6월 발표대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은 투약군과 위약군이 각각 5.78개월, 5.13개월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은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에서 "임상 중간에 3차 치료제가 시판됐고, 위약군 환자가 암이 진행돼 임상에 탈락하면서 다른 약물을 투여받았다. 이로 인해 위약군 전체 표본에서 높은 OS가 나타났다"며 "특정 국가에서 이러한 현상을 보였고, 그 국가의 표본수가 워낙 많다보니 전체 OS 데이터를 왜곡시켰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가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자신한 2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 등 다른 데이터에서는 리보세라닙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투약군의 PFS는 2.83개월로 위약군 1.77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투약군과 위약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6.9%, 0%, 질병통제율(DCR)은 42.49%, 13.1%로 나타났다. 리보세라닙 투약군에서 완전관해(CR)를 보인 환자는 2명이었다.

위암 치료제 임상결과 비교(자료:에이치엘비)

또 리보세라닙은 동일 기전인 사이람자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서도 동일한 약효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진 회장은 "사이람자, 옵디보, 론서프 등 기존약물 및 경쟁약물과의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이번 임상에서 리보세라닙은 타약물 대비 월등히 높은 PFS 값을 보였고, 부작용은 훨씬 낮게 나타났다"라며 "3상은 성공"이라고 평했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3상을 통해 신약으로서 리보세라닙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자신했다. OS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했지만, 임상적 유의미성을 확보함으로써 FDA의 신약 허가 경향성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로펌 코빙턴의 FDA 출신 전문가들과 회사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TFT에 따르면, 최근 FDA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성을 확보하지 못했어도 임상적으로 유의미성을 확보했을 경우 ▲2상 결과 ▲통계 수치가 부적절하게 나올 사유 ▲안전성 ▲임상적 혜택 등을 고려해 허가를 내주기도 한다.

진 회장은 "이러한 경향성에 따라 우리의 데이터를 대입해볼 때 충분히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며 "PFS를 기준으로 위암 3차 치료제, OS와 PFS를 기준으로 4차 치료제로 신약허가신청(NDA)을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에이치엘비는 내달 24일 FDA와 첫 Pre-NDA 미팅을 앞두고 있다. Pre-NDA 미팅은 신약허가신청 전 FDA와 유효성·안전성 결과 및 데이터의 통계분석 방법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진 회장은 "위암 신약을 탄생시키기 위한 NDA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글로벌 항암제를 시판하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며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임상에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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