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쎄바 등 대비 OS 우월성 입증…뇌전이 환자에서 뇌질환 진행 위험 52% 감소도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대비 우월한 전체생존기간(OS) 혜택을 입증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에서 '타그리소' 3상 임상인 FLAURA 연구의 OS 데이터가 최초 공개됐다.

FLAURA 연구는 국소진행성 혹은 전이성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쎄바'와 '이레사' 대비 '타그리소'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연구 결과 OS 중앙값은 타그리소 투여군에서 38.6개월, 대조군에서 31.8개월로 '타그리소'가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약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3년생존율은 타그리소 군은 53.7%, 대조군은 44.1%였으며, 치료 3년차에 타그리소 투여군은 28%가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대조군은 9%만이 유지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타그리소는 뇌전이 환자에서 유의미한 뇌질환 진행 위험 감소 효과를 보여줬다. 2차 평가변수인 CNS PFS(중추신경계 무진행생존기간)에서 타그리소가 대조군 대비 뇌질환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2%까지 낮춘 것이다.

해당 연구의 책임연구자이자 이날 발표를 맡은 미국 애틀란타 에모리대학 윈십 암센터(Winship Cancer Institute of Emory University) 수레쉬 라말링함(Suresh Ramalingam) 교수는 "이 연구는 폐암 치료에서 다른 TKI 제제 대비 생존율 연장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며 "이번 생존율 결과는 EGFR 변이 환자에서 타그리소 1차 치료가 통계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유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대조군 환자에서 질환이 진행되고 T790M 변이가 확인된 경우 타그리소로의 교차 투여를 허용했다.

이날 수레쉬 라말링함 교수는 "대조군에서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31%가 타그리소 군으로 교차됐으며, 연구 후 이뤄진 치료까지 더하면 대조군의 47%가 타그리소 치료를 받았다"라며 "이는 환자의 약 50%에서만 T790M 변이가 발생하고 이들만이 타그리소 2차 치료군이 될 수 있는 실제 환경과 일치한다"고 말해 순차치료에 대한 쟁점을 던졌다.

일반적으로 1세대 혹는 2세대 EGFR TKI 제제로 치료를 하면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T790M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T790M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 이 50% 가능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1차 기존 표준요법 + 2차 타그리소'인 순차치료를 진행한다면, 나머지 환자에서는 치료 효과가 더 좋은 치료제를 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날 스페인 라몬 & 카할 대학병원(Ramón y Cajal University Hospital)의 필라 가리도(Pilar Garrido) 박사는 "1차 치료 세팅에서 타그리소가 보여준 결과는 좋은 소식임에는 확실하지만, 타그리소가 T790M에 의해 발생한 내성 환자에서 승인된 유일한 TKI라는 점에서 OS 혜택의 규모는 최적의 치료 순서에 대한 논쟁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필라 가리도 박사는 "만일 타그리소를 1차 치료에 사용할 경우 치료 실패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TKI 옵션은 없다"며 "환자들은 타그리소 치료가 OS와 내약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과 동시에 치료 실패할 경우 유일하게 남은 옵션이 화학요법뿐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 가리도 박사는 이어 "많은 환자에서는 화학요법 없는 치료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TKI 순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룽엔클리닉(LungenClinic Grosshansdorf) 마틴 렉(Martin Reck) 박사 역시 ESMO2019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이날 토론 자리에서 순차치료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이는 타그리소가 애초에 T790M 변이 환자를 타겟으로 개발된 약물이기에 당연한 일"이라며 "1세대 혹는 2세대 EGFR TKI 제제와 달리 타그리소 사용 후 발생하는 내성은 그 기전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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