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혈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NIP 적용 등 올해 변수 많아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돌아오면서 백신 가격을 놓고 관련 제약사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출혈 경쟁으로 1만원대 공급가격이 무너졌으나, 올해는 무작정 약가 경쟁을 할수만은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국가출하승인 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467만 도즈로 3가와 4가 백신이 각각 1,425만 도즈, 1,042만 도즈다

그중 4가 독감 백신을 둘러싼 고민이 크다. 3가 독감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으로 대부분 소비되고 있으나, 4가 독감 백신은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직접 공급해 업체간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 4가 백신 출하량이 처음으로 3가 백신을 넘어선 지난해가 특히 경쟁이 심했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다 보니 반품률이 높아지거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도 생겼다. 특성상 한철 장사인 독감 백신은 공급량을 모두 판매하더라도 반품이 되면 반품 재고를 모두 폐기할 수밖에 없다. 또 공급가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마진이 줄어 손해가 더욱 커진다.

게다가 올해는 4가 독감 백신도 NIP에 적용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지금까지는 3가 백신만 NIP에 적용됐는데 이를 4가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현재 4가 독감 백신의 NIP 적용안은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오는 12월 국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한 후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4가 독감 백신이 내년부터 NIP에 포함될 경우 정부 입찰가는 올해 공급가를 기준으로 선정된다. 따라서 백신 사업 규모가 큰 제약사의 경우 가격을 무작정 낮출 수 없는 노릇이 됐다. 하지만 다른 회사가 단기 이익으로 저가 전략을 구사할 경우도 있어 제약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독감 백신 판매 제약사 관계자는 "내년 NIP 적용이라는 점에서 지난해처럼 지나치게 가격 경쟁을 펼치기가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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