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펜벤다졸 성분 의약품 복용 시 치명적 부작용 보고돼"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가 전국 회원약국에 펜벤다졸(Fenbendazole) 성분의 동물용의약품과 관련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

최근 개 또는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구충제를 섭취해 인체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암환자 커뮤니티, 인터넷 영상매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유튜브에서는 2018년 ‘네이처’에 실린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논문과 구충제를 복용하고 암을 완치했다는 외국인 사례를 소개한 영상이 조회수 140만을 넘기며 반려견 구충제 성분인 펜벤다졸이 암에 효능이 있다는 정보가 퍼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펜벤다졸은 개, 고양이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촌충 및 지알지아 등 내부기생충 감염의 예방 및 치료제로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소, 말, 양, 염소 등 산업동물용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약사회는 “비록 펜벤다졸의 항암활성에 대한 일부 연구 및 복용사례가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펜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항암활성에 대한 연구는 실험실적 연구(in vitro) 혹은 마우스 등 동물실험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으며, 말기암 환자와 관련된 사례 역시 펜벤다졸만 복용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펜벤다졸이 동물에게 투여 시 타 약물에 비해 안전성이 우수하다고는 하지만 사람에 대한 용법·용량이 검증된 약물이 아니며, 범혈구감소증(pancytopenia)과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는 것.

약사회 김성진 동물약품위원장은 “사람에 대한 효능,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단순히 실험실적인 동물 실험 자료만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며, 실험실 실험 → 동물 실험 → 인체 실험 1상 → 2상 → 3상 임상시험을 거쳐 그 유효성과 안정성이 입증되어야 인체용 의약품으로 허가된다”고 전했다.

이어 “허가 후 판매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사용례를 추적, 수집하여 재검증을 거치는 등 매우 신중하고 엄격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업 회장은 “암과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환자분들 특히 말기암 환자분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된 제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며 “아직 사람에 대한 부작용 사례 또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복용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동물약국에서도 허가된 용법·용량 외의 판매는 하지 말아야 하며, 소비자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구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