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진, 간암 대상 펙사벡+옵디보 병용 연구 중단 선언
2년간 환자 6명 모집…애초에 의지 없었다는 지적도

신라젠 파트너사인 트랜스진이 간암 대상 펙사벡+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중단키로 했다. 이로써 수년간 이어온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도 사실상 끝이 났다.

트랜스진은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펙사벡과 옵디보 병용 연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랜스진은 "지난 8월 2일 독립적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가 PHOCUS 3상(펙사벡·넥사바 순차투여)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며 "PHOCUS 임상 데이터를 리뷰한 끝에 우리는 진행성 간암에서 진행 중이던 펙사벡과 옵디보 병용투여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랜스진은 지난 2017년부터 연구자임상을 진행해 왔다. 15명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투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측정한다. 지난 2월 유럽 안전성 심의위원회(Safety Review Committee)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은 것을 토대로 임상 무대를 미국으로 넓히기로 했으며, 하반기 병용투여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ORR)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랜스진은 '환자 모집의 어려움'을 내세우며 임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트랜스진이 간암에서 옵디보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가 임상에 실패했고, 진행성 간암 대상으로 최근에 진행한 펙사벡 3상도 중단됨에 따라 임상 환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희귀질환도 아닌 간암에서 2년간 15명 환자도 모집하지 못했던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트랜스진이 애초에 펙사벡 연구를 진행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5명 환자 모집이 목표였던 이번 임상에서 실제 모집된 환자수는 6명에 불과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임상은 트랜스진이 비용을 지불하는데 옵디보 투여에 드는 비용만 한 달에 환자 한 명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이다"라며 "트랜스진도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항암 바이러스 파이프라인이 있어 펙사벡 연구가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트랜스진과 신라젠의 파트너십 관계는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트랜스진과의 인연은 신라젠 전신인 미국 제약사 제네렉스 때 맺어졌다. 지난 2010년 트랜스진이 제네렉스와 펙사벡 판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2014년 신라젠이 제네렉스를 인수한 뒤에도 양사의 파트너십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양사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트랜스진이 펙사벡 임상에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파트너십 관계도 사실상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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