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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건강보험 급여화국회 토론회서 산업계‧복지부 엇갈려…‘암환자 검체 슬라이드 디지털화’, 급여 청신호
  • 곽성순 기자
  • 승인 2019.09.20 06:00
  • 최종 수정 2019.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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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료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심사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건강보험수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수가 책정을 위해서는 일부 환자가 아닌 의료계 전체에 이득이 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과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디지털헬스기기 규제개선 및 인프라 확충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디지털헬스 의료기기는 기존 하드웨어가 아닌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상호운용성, 통신, 가상‧증강현실, 웨어러블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소프트웨어 형태의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를 뜻한다.

이 중에서도 디지털 치료제는 웰니스 또는 질병관리 의료용 모바일앱과 달리 구체적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을 명시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인증한 것인데, 이 또한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디지털 치료제는 스마트폰 모바일앱, 게임, VR, 인공지능, 챗봇 등으로 유형이 다양하고 기존 의약품과 달리 개발비용과 시간이 매우 적게 들고 독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지난 2017년 약물중독 치료 앱인 ‘reSET’가 미 FDA의 디지털 치료제로 첫 허가된 후 마약사용 장애 관리, 암치료, 조현병 치료, 우울증 관리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디지털헬스 의료기기의 규제동향 및 인적 인프라 구축’을 주제로 발제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의료산업기술사업단 편웅범 교수는 이같은 디지털 치료제를 심사할 수 있는 맞춤형 심사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편 교수는 “급격히 발전하고 변화하는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특성에 적합한 전문지식을 갖춘 심사자가 부족하다”며 “인공지능, 가상증강 현실 등 기술분야별 전문 심사자 확충이 필요하며, 기술적 전문성 뿐만 아니라 규제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 교수는 “규제 개선은 기존 규제와 신기술의 충돌을 방지하고 맞춤형 허가심사‧관리체계가 필요하며 규제의 불확실성 감소, 디지털헬스 의료기기의 빠른 개발 주기, 빈번한 변경을 고려한 신속한 허가심사,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활용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헬스 규제 전문 인프라 확대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뷰노 김현준 이사는 디지털헬스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경쟁력 있는 의료 관련 기술을 만들어도 사실상 보험급여로 통제되는 구조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결정없이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한국을 기반으로 한 의료분야 스타트업은 세계 경쟁력을 갖는 회사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수가 등의 문제를 떠나서 새로운 의료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수가가 지급되는 것은 잠재적 구매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일부 병원의 경우 보험급여에 해당하지 않는 기기에 대한 구매를 꺼리거나 내부 설득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한시적이라도 수가를 지급하는 것은 현 시장의 성장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복지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닥터앤서에 투입하는 재정의 1/10만 수가로 줘도 (과기부 투자보다) 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런 일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조직이나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디지털헬스 의료기기의 수가를 책정하기 위해서는 일부가 아닌 전체 국민이 이득을 보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테면 정부가 1999년 의료기관 full-PACS 가산 수가를 준 것은 이를 통해 모든 환자의 의료정보를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현재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인공지능 활용 의료기기의 경우 전국민이 이득을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과장은 “full-PACS 가산 수가의 경우 당시 환자 영상정보 보관이 너무 비효율적이고 개편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린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은 국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 등은 모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수가책정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디지털헬스 의료기기와 관련해) 정부의 (정책) 속도가 산업계 요구에 비해 느린 것은 맞고 분발해야 하는 것도 맞다. 아쉬운 것은 의료계에서 당장 필요로 하는 부분과 산업계에서 관심 있는 분야 사이에 미스가 있다는 것”이라며 “의료계에서 아직 필요성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는데 수가 책정을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과장은 의료계 내에서 필요성이 인정되고 전 국민이 이득을 보는 방향이라면 디지털 관련 분야에도 수가를 책정할 수는 있다고 했다. 최근 병리학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검체 슬라이드 디지털화’ 수가도 그런 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암 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의료기관 병리과에 환자 검체 슬라이드가 있는데, 슬라이드 보관 장소가 부족해 본원이 아닌 별도 공간에 보관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전체 의료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최근 병리학회에서 이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 검토를 시작했다”며 “수가 책정은 건보재정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보수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며, 환자 치료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측면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헬스기기도 전체 의료계에 도움이 된다면 수가 책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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