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심부전 환자 치료에 '포시가 병용요법' 패스트 트랙 지정

최근 DAPA-HF 연구를 통해 심부전 치료효과를 입증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 트랙 지정을 받음에 따라 동일 계열 치료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보다 먼저 심부전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미국 FDA는 지난 16일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억제제 '포시가'를 심부전 환자의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 사망 위험 감소 치료에 패스트 트랙 약물로 지정했다.

좌심실 박출률 감소(HFrEF) 혹은 보존(HFpEF) 환자에서 표준치료에 더해 '포시가' 병용 효과를 평가한 3상 임상 DAPA-HF 연구와 DELIVER 연구 결과에 따라 심부전 치료 적응증 확대 여부를 신속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ESC Congress 2019)에서 이미 DAPA-HF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그 결과, 심부전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포시가'를 병용한 군이 위약을 병용한 군과 비교해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26%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결과는 환자의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나 당뇨병이 아닌 심부전 치료제로서의 '포시가' 효과를 더욱 확실시했다.

미국 FDA는 '포시가'에 앞서 지난 8월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을 먼저 패트스 트랙 약물에 지정한 바 있다. 자디앙이 현재 진행 중인 EMPEROR 임상 프로그램(EMPEROR-Reduced 연구 및 EMPEROR-Preserved 연구) 결과가 도출되면 신속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정보에 따르면,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Reduced 연구는 내년 중반,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Preserved 연구는 내년 말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이미 DAPA-HF 연구 결과를 도출한 '포시가'가 심부전 치료 적응증을 먼저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치료제가 전무한 HFpEF 환자에서는 '자디앙'이 먼저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포시가'의 DELIVER 연구는 2022년 중반에서야 결과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HFpEF 환자에서도 SGLT-2억제제가 치료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세계 심부전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노바티스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역시 해당 환자군에서는 치료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

PARAGON-HF 연구 결과 '엔트레스토'가 '발사르탄' 대비 심부전 입원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13% 낮춘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엔트레스토'는 좌심실 박출률 구간이 '45~57%'인 HFpEF 환자에서 심부전 입원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22%, '여성' 환자에서는 27% 감소시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으며 노바티스는 이를 바탕으로 일부 HFpEF 환자에서 적응증 확대를 신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600만명의 환자가 심부전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그중 절반인 1,300만명은 HFpEF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FpEF는 높은 입원율과 낮은 생존율을 나타내며 사회적 비용 부담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부재한 상황으로, 미국 FDA는 해당 환자군에서 허가 가시권에 들어온 치료제들에 대해 패스트 트랙을 지정하는 등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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