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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쁜 표정을 지으면 결과가 좋다?…AI 면접의 오해와 진실기자 'AI 면접' 도전기② 답변이나 게임 더 잘했다고 결과 달라지진 않아
  • 정새임 기자
  • 승인 2019.09.16 06:00
  • 최종 수정 2019.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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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채용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AI(인공지능) 면접.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삼진제약 등 많은 제약사가 채용 전형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자연스럽게 취업준비생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 지난해 초 개발된 AI 면접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각종 비법이 떠돌거나 컨설팅이 생길 정도다.

'핫'한 존재가 된 AI 면접을 파헤치기 위해 직접 면접에 나섰다.(관련 기사: [기획]AI가 면접을 본다?…제약업계 채용 트렌드로 떠오른 'AI 면접'). 면접 결과를 받기까지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AI(인공지능) 면접 결과표는 총 4페이지로 구성된다. 첫 페이지는 전체적인 결과에 대한 종합 분석 및 총평으로, 가장 윗부분에 고성과예측점수와 전체 평균 점수가 기록된다. 고성과예측점수는 지원자가 해당 기업, 해당 직무에서 고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지를 점수화해서 보여주며, 전체 평균 점수는 전체 지원자 중 해당 지원자의 위치를 말해준다. 이어 이 시험을 신뢰 가능한지 말해주는 신뢰가능성과 직군 적합도, 지원자 특성 요약, 지원자 점수 분포 및 프로파일이 표시된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으로 지원자의 강·약점 등 전체적인 역량을 풀이하는 역량 해석이 있다.

2~3페이지에는 세부 역량에 대한 결과와 직군 적합도 및 응시자 특성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세부 역량은 신뢰·전략·관계·실행 등 성과역량과 가치·조직적합 등 성장역량, 호감도 등 관찰특성으로 구성된다. 직군 적합도 및 지원자 특성에는 지원자의 의사결정 유형과 정보활용 유형, 집중력 변화 패턴, 난이도 적응 패턴 등을 분석해 지원자가 어떤 특성을 보이고, 어떤 직무에 적합한지를 나타낸다. 마지막 장에는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면접 시 지원자에게 물으면 좋은 질문을 추천한다.

기자는 보안상 종합 분석이 담긴 첫 페이지만 받았다. 운 좋게도 경영지원과 개발 직무에서 모두 고성과예측점수 '보통 상(53점, 55점)'으로 통과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초반에 횡설수설한 것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온 듯하다.

기자가 연구개발 직무에 지원한 AI 면접 결과. 여기서 고성과예측점수 기준은 마이다스아이티 개발 직군에 맞춰졌다.

AI는 고성과예측점수를 바탕으로 '추천(혹은 매우추천)', '보통', '비추천', '조직부적합'을 표시한다. 기업마다 세우는 기준점이 다르겠지만, 조직부적합 등 안타까운 결과가 아닌 이상 대부분 무난히 AI 면접을 통과할 것으로 추측된다.

답변이나 게임을 더 잘했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는 담당자의 말이 맞았다. 기자 역시 첫 번째와 두 번째 면접 점수가 거의 같게 나왔다. 두 면접 모두 기자의 역량도 비슷하게 분석됐다. 기자의 강점으로 '불필요한 생각이나 행동을 잘 억제하며 업무 집중력이 뛰어나다', '단계적인 목표를 잘 수립할 수 있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는 말투와 표정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 의도에 대해 불필요한 의심을 하지 않는다' 등이 꼽혔다. 지나치게 문제가 될만한 약점은 없었다.

AI가 분석한 기자의 역량 해석. 치명적인 약점은 없단다. 다행이다.

그 이유는 분석의 초점이 정답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게임을 풀어가는 패턴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게임을 통해 지원자의 의사결정유형이 안전형인지 모험형인지, 분석형인지 직관형인지, 미래형인지 현재형인지 분석한다. 또 이익정보에 민감한 유형인지, 손실정보에 민감한 유형인지, 집중력이 초반에 더 높은지, 후반에 더 높은지, 난이도 적응 패턴은 어떤지를 파악한다. 기업마다 선호하는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순 없다.

예를 들어 안정을 추구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이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보다는 손실에 더 민감한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금융권은 그 반대의 편에 속한다.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기업에는 초반에 집중력이 낮아도 서서히 올라가거나 평균적인 집중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이 적합한 반면, 단기 프로젝트 위주의 기업은 초반 집중력이 높은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은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지원자의 의사결정 유형이나 정보활용 유형, 집중력 변화 패턴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위는 예시자료 (자료: 마이다스아이티)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게임이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성향을 분석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성검사에서 파악하기 힘든 부분을 게임을 통해서 보완하는 것"이라며 "풀어가는 패턴은 몇 번을 반복하다보면 지원자가 의식적으로 패턴을 바꾸기 어렵다. 여러 번 응시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성과 및 성장 역량과 관찰 특성은 객관적으로 나오는 수치지만, 기업과 직무에 따라 반영되는 비율이 천차만별이다. 기자는 관찰특성이 특히 높게 나왔는데, 이는 영업 등의 직무에서는 높게 반영되기 때문에 기자에게 유리하다. 반면, 개발 등의 직무에서는 관찰특성이 그리 많이 반영되지 않는다. 고성과예측점수는 이러한 비율에 따라 계산된 점수인 셈이다.

따라서 A 기업의 영업직에 지원했을 때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B 기업에서도 같은 결과를 받으리란 보장은 없다. 기업마다 조직 문화와 선호하는 인재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즉, 어떤 기업의 AI 면접이 좋지 않게 나왔다고 해서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하면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긴장하면 근육이나 표정이 경직되고, 목소리가 떨리면서 안정감·자신감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다만 직무에 따라 이러한 요소가 많이 반영될 수도, 적게 반영될 수도 있다.

이 외에 '게임을 많이 연습할수록 결과가 좋다'든지 '화장을 하고 예쁜 표정을 지으면 결과가 좋다'는 등 항간에 떠도는 AI 면접 팁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 실제로 마이다스아이티가 모델들을 통해 화장 전후로 면접을 보게 했더니 결과에는 외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답변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서 성의없이 답하는 것은 금물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답변 영상을 모두 볼 수 있다. 컴퓨터로 하는 면접이라고 해서 잠옷 등 너무 편안한 복장을 입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AI가 지원자를 분석한다 해도 결국 사람이 영상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일반 면접과 같이 적극적인 태도와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태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I 면접을 마치고

걱정과 달리 부끄러운 점수는 면해 기사를 쓸 수 있었다. 횡설수설하며 생각나는 대로 말하긴 했지만,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 점이 좋게 분석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지원자의 입장에서 AI 면접을 보고 나니 다른 인·적성 검사와 달리 잘 보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질문을 예상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니 최대한 성의껏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게임은 익숙해지는 차원에서 체험판을 풀어보며 감을 잡아두면 좋을 것 같다. 결과엔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지원자로서는 이런저런 요소가 모두 불안하게 다가올테니. 책으로 문제 유형만 익히는 것보다 실제 컴퓨터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회사에서도 지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워밍업 게임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지원자들이 AI 면접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기업에서 AI 면접을 쓰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많은 기업이 AI 면접은 지원자를 더 잘 알기 위한 참고용으로, 탈락을 위한 단계가 아님을 강조했다. '신뢰 불가' 같은 결격 사유가 아닌 이상 AI 면접으로 당락이 첨예하게 갈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추후 전형을 위해 성심성의껏 보되, 편안한 마음으로 AI를 마주하길 바란다.

제약사 하반기 공채가 한창이다. 이 기사를 읽는 취업준비생 모두 좋은 결과 얻기를!

정새임 기자  same@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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