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미국과 독일서 승기 잡았지만 최근 미국 델라웨어 법원 판결 뒤집혀

PCSK9억제제의 특허권를 둘러싸고 암젠과 사노피가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이 또다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사노피는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이 '암젠이 주장하는 PCSK9억제제에 대한 특허 주장'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으며, 이번 판결로 그간 암젠이 제기된 5건의 소 역시 사실상 무효화됐다고 주장했다.

사노피와 암젠은 PCSK9억제제의 특허권을 두고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암젠은 지난 2014년 10월 사노피를 자사의 PCSK9억제제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에 대한 특허침해로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으며, 2016년 3월 배심원단은 암젠 특허가 유효하다고 인정해 사노피의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에 대한 마케팅, 판매, 제조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반발한 사노피가 항소하자, 연방법원은 재판이 진행하는 동안 '프랄런트에 대한 마케팅, 판매, 제조 금지 명령'을 보류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다시 한번 암젠의 손을 들어주며 승기는 암젠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법원이 항소 과정에서의 법적 절차에 오류를 발견하고, 해당 사건을 다시 델라웨어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그 결과, 델라웨어 지방법원이 지난 판결을 뒤집고 이번엔 사노피의 손을 들어줬다.

암젠과 사노피의 PCSK9억제제 특허분쟁은 독일에서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사노피가 암젠의 특허권를 침해했다고 판결하고, '프랄런트'에 대한 판매, 마케팅, 제조에 대한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노피는 이 판결도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며, 고등법원은 사노피의 요청에 따라 재판이 진행중인 동안 판매 중지 명령을 일시적으로 보류할 것을 명령한 상황이다.

이렇게 미국과 독일 모두 1심에서 승기를 거머줬던 암젠이 미국의 1심 판결 자체가 뒤집어지며, 향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암젠 측은 이번 델라웨어 지방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항소할 뜻을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사노피 '프랄런트'가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하며, 앞서 허가 받은 '레파타'와 함께 두 제품 모두 심혈관 2차 예방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프랄런트'의 심혈관 적응증 확대를 기점으로 PCSK9억제제에 대한 급여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워낙 고가인 탓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에 제약이 따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급여기준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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