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무협, 대표자 결의대회 개최...“사즉생 각오로 법정단체 관철시키겠다”
법정단체 반대하는 간협·윤종필 의원 맹비난...“제 식구 감싸기 중단하라"

전국의 간호조무사 800여명이 국회 앞에서 법정단체 인정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 앞 국민은행 차로에서 ‘전국 간호조무사 대표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간호조무사 800여명은 ‘간호조무사 탄압하는 윤종필 의원 규탄한다’, ‘사즉생 각오로 10월 23일 간호조무사 연가투쟁 반드시 해낸다’, ‘간호조무사 총 단결로 법정단체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간무협 홍옥녀 회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간호조무사들의 뜻을 모아 달라”며 강력한 투쟁의지를 호소했다.

홍 회장은 “오랜 시간 부당한 차별과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줬지만 그 사이 우리 가슴은 피멍이 들었다”며 “간호조무사의 눈물을 닦아 주고 시퍼런 피멍을 낳게 할 유일한 단체는 간무협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간무협은 지난 46년간 간호조무사가 더 나은 근로환경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권익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지만 법정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는 간호조무사 직종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는 간호조무사 존재를 인정하고 법적으로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이번 투쟁이 마지막 기회다. 지금 아니면 간호조무사들의 존재감을 알릴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뜻을 모아 사즉생의 각오로 나아가자. (법정단체 인정되는) 그날까지 대동단결해 끝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촛불집회에서 홍 회장은 간무협의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간호협회와 간호사 출신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을 향해 “갑질 횡포”라며 작정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인 윤 의원이 간무협 중앙회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안 법안 심의 당시 이를 가장 강력히 반대해 결국 국회 통과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윤 의원에게도 향하고 있는 것이다.

홍 회장은 “75만명 간호조무사들의 유일한 대변자인 간무협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는 간협의 반대 때문”이라며 “간호사 국회의원인 윤 의원이 법안 통과를 막고 있다. 간협이 무슨 권한으로 우리 간호조무사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간협은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본심은 오직 하나다.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들과 동등한 사회적 권리를 갖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간협은 간호조무사의 권리에 대해 간섭하지 말아야 하고 간호사들의 권익 대변자 역할에만 충실하라. 간협의 간호조무사 법정단체 반대 자체가 갑질이고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의원은 국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간호조무사 권익향상을 위해 도움을 못줄망정 최소한의 기본 권리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다. 간무협 법정단체 법안 통과를 막고 있는 것 자체가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에서 모인 간무협 시도회 대표들도 윤 의원의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안 반대가 간호사 출신인 윤 의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윤 의원과 간협을 향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제주도회 김희자 회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에서 제주까지 75만명 간호조무사는 하나다. 간호조무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하나 된 마음으로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회 소속 김영미 간호조무사는 “서울시회는 10월 23일 연가투쟁 성공을 위해 각 병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가투쟁 신청서약서를 받고 있다. 사즉생의 각오로 조직하고 또 조직해 3,000명 이상 참여하도록 힘 쓰겠다”고 말했다.

김 간호조무사는 “10월 23일 연가투쟁에서 서울시회가 선봉에 서서 간무협 맏이 역할을 해내겠다”며 “간협이 더 이상 간호조무사들을 탄압하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주자. 정기국회 때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을 반드시 개정하도록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울산·경남도회 김치화 부회장도 “울산·경남도회 하식 회장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차에 긴급 후송됐을 때 그간 쌓인 울분과 설움이 폭발하고 말았다”며 “간호조무사는 국회와 정부만 믿고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묵묵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 해왔지만 현실은 우리 목숨을 담보로 하는 투쟁이 됐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75만명 간호조무사가 더 이상 차별당하지 않고 최소한의 기본 권리를 당당히 누릴 수 있도록 이제 우리 힘으로 바꿔야 할 때”라며 “우리 목소리가 국회를 넘어 청와대까지 울리도록 외치자. 간호조무사 법정단체 인정을 반대하는 간협은 각성하라. 간협을 대변하는 윤 의원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대전·충남도회 정해자 회장은 “간협은 간호조무사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그 따위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 했다. 어느 누구의 권력에지지 않고 정정당당히 싸우는 법정단체로 인정받아 간호조무사 명칭을 당당히 사용하며 근무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간협으로 인해 더 이상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시회 고현실 회장도 “10월 23일 연가투쟁 성공을 위해 내달 7일 간담회와 인천지역 대표자 결의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병원별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1만명 간호조무사 연가투쟁을 위한 조직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75만명 간호조무사의 조직개념을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 결집된 회원들의 힘으로 의료법을 쟁취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무협 법정단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 13개 시·도회를 중심으로 10월 23일 연가투쟁 성공을 위한 전열 정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투쟁기금 모금운동으로 투쟁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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