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 4건…1조원대 기술수출 쾌거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하는 신약 물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DWN12088'에 대해 지난 8일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ODD) 획득에 성공했다. 특발성폐섬유증은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폐 기능을 상실해가는 간질성 폐질환 중 하나로, 치료가 어렵고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2019년 현재까지 국내 기업의 신약 후보 물질이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4건이다.

지난 1월 브릿지바이오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이 올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4월 제넥신의 특발성 림프구 증후군 치료제 'GX-17', 5월 한미약품의 단장증후군 치료제 'HM15912'가 차례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FDA 승인 심사와 판매에서 여러 혜택을 받게 된다. 개발비 세액공제, 신약 허가 심사비용 면제 등 재정적 혜택과 더불어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신청권이 주어져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시판 후에도 7년간 독점권이 부여된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의약품 개발을 장려함에 따라 해당 시장 규모는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내놓은 '국내외 희귀의약품 시장 및 연구개발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7년 매출액 기준 약 1,250억 달러 규모였던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연평균 11.3% 성장해 약 2,62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처방의약품 글로벌 시장성장률 5.3%의 두 배 이상으로, 2024년 전 세계 처방약 매출액의 1/5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희귀의약품 개발 업체들의 가치도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들이 진행한 대규모 인수합병 대부분이 희귀의약품에 주력하는 회사들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혈우병 및 희귀 혈액질환에 주력한 바이오베라티브, CAR-T 치료제 개발 업체 주노,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베시스 등은 모두 빅파마와 M&A '빅딜'에 성공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국내 후보 물질은 2015년 2건, 2016년 3건에서 2018년 16건으로 급증했다. 2019년 8월 기준으로 한국 기업이 개발 중인 약물 중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건수는 총 41건에 달한다.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대 기술수출 쾌거를 이룬 브릿지바이오의 신약 후보 물질도 지난 1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BBT-877'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지정이 신약 개발로의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지만, 희귀질환은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허가 심사에서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기술수출 등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어 희귀의약품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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