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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혈액투석 환자들의 소양증 등 삶의 질 관리 가능하다"지금 한국의 투석치료는?③ 로랑 주이야드 교수 "테라노바 HDx 기술 적용해 합병증 관리 고려해야"
  • 박기택 기자
  • 승인 2019.08.08 07:54
  • 최종 수정 2019.08.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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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기신부전 누적 환자수는 대만, 일본, 미국, 싱가포르, 포르투갈에 이어 전세계에서 6번째다. 문제는 고령화 등으로 말기신부전 환자가 향후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말기신부전 치료 환경은 잘 갖춰져 있을까. 환자들은 현재의 치료 현실에 만족할까.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한 대비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환자와 국내외 전문가 등 3인을 통해 말기신부전 치료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세 번째는 말기신부전 분야 세계적 석학 중 한명인 프랑스 리옹1대학 신장내과 로랑 주이야드 교수에게 투석 치료의 트렌드와 이슈 등에 대해 들었다.

“(혈액)투석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경주돼야 한다. 이는 환자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부분이고, 실제 개선도 가능하다.”

최근 방한한 프랑스 리옹1대학(Hospices Civils de Lyon, HCL) 신장내과 로랑 주이야드 교수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등에서의 투석 치료 트렌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옹대학의 에두아르 에리오(Hospital Edouard Herriot) 병원 투석 및 신장학 과장인 로랑 주이야드 교수는 박스터코리아 초청으로 ‘테라노바를 이용한 확장된 혈액투석(HDx) 치료 시 환자 삶의 질(QoL) 평가’ 등을 한국 의료진에게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한국의 혈액투석 환자는 7만7,617명(2018년 기준)으로, 최근 5년 새 약 36% 증가했다. 이들은 매회당 4~5시간씩 주 2~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투석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빈혈, 소양증(가려움증), 영양실조, 하지불안 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 근육 경련, 두통 등의 합병증에 노출돼 있다. 또 혈액투석 시 발생하는 지속적인 피로감(무기력증)은 투석 이후에도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이는 환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이야드 교수는 이러한 합병증 등 관리가 새로운 기술, 즉 테라노바를 이용한 확장된 혈액투석(HDx, expanded hemodialysis)으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 치료 시 환자 삶의 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한국에선 고령화 등으로 투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때문에 환자 부담은 물론 사회적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한 콩팥 건강 개선(Advancing American Kidney Health)을 위한 행정명령’을 대대적으로 공표할 만큼 신장투석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인구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투석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신장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약 75세다.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보면 신장투석 인구는 프랑스 전체 인구의 약 0.002%로, 사회보장비용의 2%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 전체 인구는 프랑스의 80% 정도인 반면에 혈액투석 환자는 프랑스 대비 2배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에 따른 사회적 부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

-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신장투석 인식개선 활동이 궁금하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말기신부전 진단은 사망선고나 다름 없었다. 치료 방법이 전혀 없어서 환자가 모두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직도 말기신부전 치료 결과(outcome), 예를 들면 생존율은 암환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말기신부전은 암과 같은 중증의 심각한 질환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말기신부전 치료에는 새로운 치료법과 기술, 그리고 혁신이 필요하다. 예컨대 테라노바를 이용한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HDx)와 같은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사회적 비용의 절감은 오히려 질환의 예방에 집중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만성 콩팥병에서 만성 신부전으로의 악화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에 더 집중해 신대체요법에 지출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정부에서는 만성 콩팥병 치료 급여 수가 체계를 개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전에 만성 콩팥병 치료 수가를 진료, 상담, 처치, 입원, 교육 수가 등등 각각 세분화 했다면 1인당 질환 별 전체 환자 수가를 책정하고 이 수가에 예방 및 치료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접근방식을 논의 중이다.

이렇게 되면 병원에서 만성 콩팥병 환자의 상태가 신장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으로(만성콩팥병 4~5기) 악화되기 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 투석 치료 진입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만성신부전 관련 새로운 치료법이나 기기 등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말기신부전 치료에 있어 지난 50년간 괄목할 만한 혁신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에서 유, 즉 말기신부전으로 모두 사망하던 시기에서 이제는 환자들이 혈액 투석을 받아, 80~90세까지도 생존 가능하게 하도록 치료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말기신부전 치료 분야에서 다른 질환 대비 혁신적인 치료법이 더 활발히 개발되지 못했던 이유는 전체 인구 대비 환자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환자 수가 비교적 많은 심근경색과 같은 질환 대비 말기신부전 환자의 숫자는 상당히 적다. 환자수가 적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대규모 임상연구진행에도 어려움이 있어 발전 속도가 더뎠다.

이밖에 투석관련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일부 목소리 때문에 제약사나 의료기기 회사에서 신부전 치료 분야에 많은 R&D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제한점이 있었던 것도 원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겠다. 이런 여러가지 원인으로 말기신부전 치료에 있어 기술 개발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혁신적인 치료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 치료를 새로운 치료기술 도입의 사례로 꼽았는데, 이유는.

혈액투석 치료에 사용되는 필터의 멤브레인의 기술은 최첨단 나노 테크놀로지가 적용된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치료는 HDF(혈액투석여과) 치료와 달리 대류 원리에 의존하지 않고 중분자 및 큰 중분자 요독물질을 효과적으로 여과할 수 있다. 즉 필터만으로도 이런 요독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다.

- 중분자 요독물질과 더 큰 중분자 요독물질까지 제거하는 고효율 혈액투석 필터라고 했는데, 이러한 물질이 제거돼야 하는 이유는 뭔가.

혈액투석 환자의 약 50% 이상이 심혈관계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2가지 주요 현상은 염증과 산화성 스트레스이다.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들은 혈액에 남아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및 혈관의 석회화를 일으킨다. 염증 관련 마커는 단백질이 결합된 큰 중분자 물질이고 따라서 이러한 중분자 및 더 큰중분자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백질이 결합된 큰중분자 요독물질은 대부분 2만5,000Da 이상의 중분자 혹은 큰중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유량이나 고유량 투석으로 제거가 어렵고, 일부는 HDF 투석으로도 효과적인 제거가 어렵다. 또 환자가 고령화 되면서 심해지는 산화성 스트레스로 인해 생성되는 물질들도 HD나 HDF로는 제거가 어려워, 테라노바와 같이 중분자 및 더 큰 중분자 물질을 걸러줄 수 있는 테라노바와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 테라노바를 사용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사망률을 낮췄다는 임상결과가 있나.

새로운 의료기술이 나오면 제일 먼저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안전성’이고, 그 다음이 ‘치료 효과’ 그리고 ‘환자에서 보고되는 결과 (Patient Reported Outcome)’ 그리고 사망률 감소 효과 등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0만 건의 테라노바 투석치료가 진행됐고, 아직까지 안전성 이슈가 발견된 것은 없다. 일부에서는 테라노바를 사용하면 알부민까지 제거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임상 결과 실제 평균적으로 손실되는 알부민의 양은 매우 미세했으며, 이는 환자의 몸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 과거에 제거하지 못했던 더 큰 중분자 요독물질까지 제거한다면, 신부전 환자의 잔여 신장기능 유지 등에도 영향을 준다는 뜻인가.

혈액투석 환자 대부분이 잔여 신기능이 거의 없어, 소변을 보지 않는데, 테라노바가 신장의 기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환자 자력으로 소변을 보는 등 환자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신장기능이 염증, 산화성 스트레스 등 환자가 겪는 어려움과 관련이 있다는 전제로 봤을 때,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는 신장기능의 보존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또 테라노바를 어떤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지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볼 만 한 것 같다. 신기술이 출시되면 통상적으로 기존 치료 방식으로 효과를 볼 수 없었던 환자들에 먼저 적용을 하는데, 오랜 시간 동안 투석을 한 환자들은 보존을 할 만한 신장 기능이 남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이제 막 혈액투석을 시작한 환자들은 잔여 신기능이 오래 투석한 환자들보다 많을 수 있으므로 이 환자들에게 테라노바를 적용한다면, 신장 기능 보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연구된 내용은 없다.

- 테라노바를 사용했을 때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소양증이 개선된 사례가 있나.

테라노바를 처음 임상에 적용할 때 주로 20년 혹은 25년 이상 투석을 한 환자들 즉, 오랫동안 혈액 투석생활을 했기 때문에 몸에 조그마한 변화가 있어도 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을 만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했다. 이 환자들 중에선 투석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아 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새 기술이 출시됐고, 이 기술은 중분자 및 더 큰 중분자 요독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니 일단 사용해보고, 별로라고 느낀다면 다시 기존방법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이렇게 테라노바를 시작한 환자들은 거의 즉각적으로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피드백을 주고 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피로감이다. 대부분의 투석환자는 상당한 피로감에 시달리는데, 테라노바를 사용한 환자들은 투석 직후 피로감을 회복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식욕도 자주 언급되는 개선사항 중 하나이다. 투석환자들은 대부분 식욕이 없어, 잘 먹지 않고 이에 따른 영양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여성 환자는 투석 직후 너무 힘들어 늘 귀가 후 식사를 거르고 바로 잠을 자는 방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했었는데, 테라노바로 바꾸고 난 후부터는 투석 직후 바로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 간식까지도 먹는 케이스도 봤다. 이 환자 외에도 피로감 때문에 매우 힘들어하던 환자 2명도 피로감이 훨씬 줄었다고 말해서 아주 놀라웠다.

소양증(가려움증) 또한 혈액투석환자들이 괴로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한 환자분은 소양증으로 매우 고통받고 있어서, 투석방법과 투석필터 등을 여러 번 바꿔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 환자는 테라노바 투석을 시작한지 3주만에 소양증이 많이 해소됐다고 전해줬다. 테라노바 효과에 대한 경험담은 그 어떤 투석센터에서 들어도 비슷하다.

- 테라노바로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는.

만약 환자가 테라노바 사용 이후 효과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말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환자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뿐이다. 나의 경우엔, 테라노바 효과에 대한 신체적 변화를 알아차릴 법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라노바를 사용했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대부분 늘 피로감에 시달리고 연세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컨디션 변화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터를 바꾸는 등 기존 투석방식에 변화를 줘 긍정적인 신체변화가 나타나더라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 뿐이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환자가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그런 환자 제약은 없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는 혈액투석을 하는 모든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투석방식이다. 테라노바 필터는 투석을 시행하는 일반적인 HD혈액투석 기계, 및 HD/HDF 겸용 기계 모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으나, HD/HDF 겸용 기계에서 HDF 치료 모드를 시행할 경우에는 테라노바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박기택 기자  pkt77@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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