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요 8개사 원외처방액 7500억…의료계 등 "건강과 직결" 불매운동 자제 당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다.

일부 약사 단체들을 중심으로 일본산 일반의약품 리스트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며 불매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문의약품 리스트까지 온라인에서 거론되며 불매운동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다국적사 매출 비중이 일반의약품 보다 전문의약품 비중이 큰 상황이라 지금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일본계 제약사들은 전문의약품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지 않을까 예의주시 하고 있다.

본지가 현재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 중 원외처방액(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이 집계되는 8개사(홈페이지에 공개한 전문의약품 목록 참고)의 작년 실적을 살펴본 결과, 8개사 전체 전문의약품 연간 원외처방액은 약 7,500억원이었다. 원내에서 암 치료 등에 사용되는 주사제와 항암제 등은 원외처방액에 집계되지 않는 만큼 실제 이들 8개사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더 커질 수 있다.

유비스트에 집계된 8개 일본계 제약사 전문의약품의 연간 원외처방액

우선 2018년 연간 원외처방액 규모가 가장 큰 일본계 제약사는 아스텔라스제약이다.

아스텔라스제약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문의약품은 베시케어, 베타미가, 하루날디, 아드바그랍, 프로그랍, 베라실, 슈글렛, 올데카, 나제아, 엑스탄디, 이리보 등이다.

이 중 국내에서 연간 100억 이상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베시케어 143억원 ▲베타미 501억원 ▲엑스탄디 176억원 ▲프로그랍 211억원 ▲하루날 692억원 등으로, 보유 품목의 작년 원외처방액은 1,945억원이다.

두번째로 높은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곳은 한국다이이찌산쿄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세비카, 세비카에이치시티, 릭시아나, 메바로친, 올메텍, 올메텍 플러스, 썬리듬, 에피언트, 올로스타, 올로맥스, 올메액트, 올메액트 플러스, 제일 크라비트, 도란사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크라비트는 현재 제일약품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전문의약품 중 1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액 품목은 ▲릭시아나 340억원 ▲세비카 467억원 ▲세비카에이치시티 316억원 ▲메바로친 125억원 ▲올메텍 216억원 ▲올메텍 플러스 102억원 ▲올로스타 127억원 등이었으며, 전체 작년 원외처방액은 약 1,803억원이었다.

3위는 연간 1,412억원을 기록한 한국다케다제약으로, 보유 품목은 네시나, 네시나 액트, 네시나메트, 덱실란트 디알, 란스톤, 란스톤 엘에프디티, 액토스, 액토스 메트, 액토스릴, 에비스타, 이달비, 이달비클로, 카비드, 텍타, 판토록, 마디핀 등이 있다.

이 중 100억 이상 품목은 ▲네시나(네시나액트, 네시나 메트 포함) 324억원 ▲덱실란트 디알 152억원 ▲란스톤(란스톤 엘에프디티 포함) 369억원 ▲액토스(액토스 메트, 액토스릴 포함) 225억원 ▲에비스타 100억원 ▲판토록 143억원 등이다.

작년 약 997억원을 기록하며 4위에 오른 한국에자이는 아리셉트, 에자틴, 파이콤파, 엑세그란, 이노베론, 렌비마, 심벤다, 할라벤, 파리에트, 텍피데라, 아보넥스, 티사브리, 플레그리디, 살라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항암제를 주요 품목으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제 실적과는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자이는 대표적인 치매치료제인 아리셉트만으로도 연간 700억 가까운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으며, 항궤양제 파리에트로 12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렸다.

5위는 연간 63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한국오츠카제약이다. 한국오츠카제약은 무코스타, 프레탈, 프레탈서방캡슐, 삼스카, 미케란, 아빌리파이, 아빌리파이오디, 아빌리파이메인테나주사, 아이클루시그, 메프친, 메프친스윙헬러, 오부코트스윙헬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00억 이상 품목은 ▲무코스타 160억원 ▲아빌리파이 172억원 ▲프레탈 290억원 등이다.

다음은 안과질환 전문 제약기업인 산텐제약이다. 보유품목은 디쿠아스, 산텐 가리유니, 산텐 미드린 피, 산텐 알레기살, 산텐 타리비드, 산텐 플루메토론, 아이커비스, 코솝, 코솝 에스, 크라비트, 타프콤, 타플로탄, 타플로탄-에스, 트루솝, 티모프틱, 티모프틱 엑스이, 한국산텐 히아레인, 히아레인 미니 등이 있다.

이 중 100억 이상 품목은 ▲코솝(코솝 에스 포함) 236억원 ▲타플로탄(타플로탄-에스 포함) 111억원 등으로, 전체 원외처방액은 585억원이다.

또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와 한국쿄와하코기린은 각각 100억원 미만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쓰비시다나베는 유비스트에 집계된 ▲디쿠아스-에스(69억원) 외에도 에글란딘, 헤르벤, 노바스탄 하이, 울티바, 님벡스, 리베타손, 엠라, 나로핀, 마케인헤비, 라디컷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쿄와하코기린 역시 총 48억원으로 집계된 ▲네스프 ▲레그파라 ▲레나젤 ▲알레락 외에도 그라신/그라신300, 미토마이신씨교와, 로이나제, 로미플레이트, 뉴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8개사 외 국내에서 BMS와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오노약품공업도 있다.

한국오노약품공업은 국내에서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와 여보이, 급성 췌장염 치료제 호의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옵디보의 매출은 620억원이었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전문의약품은 환자의 건강, 심지어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 범주에 포함시켜선 안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건당국에서도 "전쟁 중에도 환자들은 보호돼 왔다. 전문의약품은 다른 산업 제품과는 다르다"며 불매운동 전개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원료의약품의 경우 위해성 문제가 있다면 공개하겠지만 현재 그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본 수입 원료의약품 리스트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전문의약품의 경우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는 게 오히려 국민 건강권을 해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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