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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일회용기저귀 감염성 놓고 병원계-폐기물업계 충돌공제조합, 일회용기저귀서 감염균 검출 중간연구결과 발표…"메르스 사태 같은 일 우려"
송영구 교수 "유해성 여부 연결 어려워…연구 내용 과학적인 근거 제시 상당히 부족"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9.07.23 06:00
  • 최종 수정 2019.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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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시설 부족으로 의료폐기물 대란이 발생하자 환경부가 감염성이 적은 일반 환자의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계와 의료폐기물처리 업계가 요양병원에서 배출되고 있는 일회용기저귀에 대한 감염 위험성 여부를 놓고 국회에서 맞붙었다.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회용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병원계와 의료폐기물공제조합 간 첨예한 갈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위탁연구책임자인 단국대 미생물학과 김성환 교수는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기저귀를 무작위로 채취해 기저귀에 존재하는 미생물 가운데 감염성균과 위해균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92%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의 중간연구결과 97개소(92%)에서 배출된 일회용기저귀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됐으며, 폐렴구균이 검출된 요양병원은 80개소에 달했다. 18개소에서는 폐렴균이, 19개소에서는 녹농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74개소의 요양병원 일회용기저귀에서 발견됐다.

김 교수는 “일회용기저귀가 의료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전환될 경우 감염성이나 위해성이 낮다고 확신할 수 없다. 사람마다 면역 상태가 다르고 위험성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위해를 줄 위험성이 제한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환경부의 입법예고 사항에는 보건학적으로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고 요양병원의 감염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입법사항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좀 더 많은 요양병원에 대한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수행한 결과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놓고 환경부의 입법예고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최병운 사무국장은 “연구결과를 보면 105곳에서 나온 일반 환자 일회용기저귀 중 폐렴, 수막염 등 각종 감염균이 발견된 곳이 97곳에 달해 감염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작업자나 소각장 주변 주민에게는 메르스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사무국장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환경부나 보건복지부, 관련 학회, 의료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일반 환자 일회용기저귀에 병원균 존재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면서 “국민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청회 등이 이뤄진 후 감염 우려가 100% 해소된 다음 입법을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계는 연구 설계단계부터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일회용기저귀의 감염성 및 위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도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송영구 교수는 “기저귀가 배출된 시점에서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균이 나왔다고 감염 위해성을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균이 있다는 사실만 놓고 유해성 여부와 연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연구 내용 자체가 과학적으로 근거를 제시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또 “의료폐기물 내 일반폐기물도 섞여 있는 것을 보고 분류가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상관없는 결론이다. 의료폐기물 안에 일반폐기물이 섞여 들어갔다는 것은 실제 일반폐기물이지만 환자가 사용한 것 중 애매한 것은 의료폐기물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분류 잘 안 되고 있는 것을 증명하려면 일반폐기물에서 의료폐기물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게 정확한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송 교수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사실은 연구계획부터 잘못된 연구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법 입안을 위한 근거자료로 쓰기에는 부족하다”며 “유해성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새롭게 디자인 된 연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의뢰로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가 진행한 ‘요양병원 배출 기저귀의 미생물학적 안전성 실태조사’의 연구책임자인 서울시립대 이재영 환경공학센터장이 좌장을 맡으면서 초반부터 ‘편파진행’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정부 주도로 별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입법 시 (정부 주도)연구결과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날 토론회가 편파적으로 진행되는 점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권병철 과장은 “정부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의료폐기물공제조합도 모르지 않지 않나"라며 "공제조합이 실시한 연구 용역도 최종보고가 아닌 중간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는 토론형식”이라고 비판했다.

권 과장은 “우리나라 의료폐기물 문제가 심각하다. 수년째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던 중 지난해 말부터는 극에 달했다”면서 “지난해 의료폐기물을 120%까지 처리했다. 허가 받은 용량을 100%로 볼 때 20% 더 많이 처리한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대형병원 지하창고와 보관창고에 의료폐기물이 넘쳐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권 과장은 “환경부가 감염성 없는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려는 것은 비상대응책일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 전문가 판단 아래 감염성 없는 환자에게 나온 기저귀라면 세계 기준에 맞지 않고 국내 의료폐기물 처리 극복을 위해서라도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또 최종적으로 없앨 수 있는 소각방법을 채택해 엄격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정부에서 수행한 연구용역이 끝나지 않아 결과를 오늘 토론회에서는 발표하지 못했지만 추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으로 국민들에게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김은영 기자  key@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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