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나보타 포자감정 착수…포자 형성 여부로 균주 논란 판가름 날 듯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를 둘러싼 '균주 출처' 공방을 매듭짓기 위해 법원이 포자감정을 개시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한국제품명: 나보타)의 포자 형성 여부에 따라 양사의 주장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열린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소송' 변론기일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균주 판별을 위한 포자감정을 개시하기로 하고 4일 감정에 착수했다.

감정에 소요되는 기간은 약 10일로 이르면 이달 내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소송이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감정 결과도 공개되지 않으며, 1심 결과는 올 4분기쯤 나올 예정이다.

해당 소송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다. 메디톡스는 자사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를 유출해 대웅제약에 넘겨줬다며 지난 2017년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2006년 용인시 소재 토양에서 균주를 검출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법원은 포자감정으로 양측의 주장을 가리기로 한 것이다.

포자감정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실험실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포자를 형성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자연환경에서 보툴리눔 균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될 때까지 포자를 형성하며 본체를 보호한다. 그러나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는 유전자 변이로 다른 균주들과 달리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메디톡스 측은 소송에서 "자사의 '홀A 하이퍼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균주이며, 이는 논문에도 명백히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라며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형성 여부를 확인하면 유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자료 출처: NH투자증권)

따라서 이번 포자감정 결과에 따라 균주 유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감정에서 대웅제약의 균주가 자연환경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으면, 자사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메디톡스 측 주장이 우세하게 된다.

반면,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하지 않다는 뜻이므로 대웅제약 측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수년간 지속된 메디톡스와의 균주 유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포자감정에 대해 대웅제약은 자신감을 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포자감정을 통해 명백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포자를 형성하는 것으로 포자감정 결과가 나오면 염기서열 분석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포자감정 결과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확한 감정을 위해 양사는 감정인을 선정했다. 대웅제약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마이클 팝오프 박사를, 메디톡스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주홍 교수를 각각 감정인으로 내세웠다.

같은 내용으로 메디톡스가 제소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이번 주 중으로 각자 지정한 전문가에게 균주를 서로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감정 절차에 들어선다. 오는 8월 23일까지 전문가 분석을 완료하고 11월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ITC의 최종 결정 목표일은 오는 2020년 5월 29일이다.

(자료 출처: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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