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학회 “질병 등재 찬반 논할 게 아니라 악화 예방 방안 등 찾아야”

‘게임사용장애'(게임중독) 국제질병분류체계(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 등재와 관련, 게임 자체가 아닌 ‘행위 중독’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24일 “게임사용장애 규정이 게임 자체의 해악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미 ICD에 포함된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는 음식 자체가 아니라 과도하게 습관화된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며 “행위 중독에 해당되는 게임사용장애도 게임 자체가 아니라 과도한 사용 행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심리학회는 “ICD 진단기준에 따르면 ‘스스로 게임 행위를 통제하는데 장해가 있고, 일상의 다른 활동에 게임이 우선하며 개인적,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기능상의 중대한 장해에도 게임 행위를 지속하거나 증가하는 문제가 1년 이상 지속 되는 경우’에 한해 게임사용장애로 진단 내린다”며 “게임사용자의 개인적 고통 및 일상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기능 손상을 야기하는 경우에 한해 게임사용장애로 진단함으로써 ICD은 해당 진단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여타 정신질환의 진단기준과 유사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심리학회는 이어 “현시점에서 게임사용장애 ICD 등재 찬반을 논할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조기 평가 및 개입으로 게임사용장애로의 악화를 사전 예방하고 해당 진단으로 고통 받는 내담자와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입 방안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임상심리학회는 “정상 범위의 게임행동이나 잠시 동안 게임몰입을 병리화하고 의학적 치료 대상으로 잘못 분류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전문가가 진단 및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과학적 연구를 통해 보다 명확한 진단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진단의 유용성을 검증해나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임상심리학회는 “만일 게임사용 행위를 질환으로 보는 관점이 부당하다고 여긴다면, 그러한 주장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제기돼야 한다”며 “학회는 임상 및 연구장면에서 게임사용장애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기울이면서 과학적 증거를 엄격하고 치밀하게 탐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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