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국 의약품 시장 진출 전략 방안 조언

중국 제약시장 공략을 위해선 전략적으로 달라진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현재 중국은 의약품 임상 및 허가 제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지난 20일 서울시 마포구 KoNECT 본사에서 '제14회 KoNECT-KDDF GLOBAL Clinical Development FORUM'을 열고 중국 규제 개혁과 임상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큐어랜케어 리서치 문한림 대표와 중국 임상대행업체(CRO) 타이거메드의 제시카 리우 박사가 연자로 나섰다.

중국은 유럽 전체에 버금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지만, 까다로운 제도로 해외 제약사들의 진출이 매우 힘든 시장으로 꼽혔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제약 산업을 국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타이거메드 제시카 리우 박사

제시카 리우 박사는 "중국의 임상개발 제도는 2017년 이후로 큰 개혁이 있었다"며 이를 6가지로 요약했다.

6가지 개혁 포인트는 ▲중국에서 완료된 다국가 임상시험(MRCT) 데이터를 통해 직접 신약허가신청(NDA) 제출 가능 ▲해외 임상 데이터 수용 ▲중국 내에서 1상 임상시험 동시 진행 가능 및 중국 내 MRCT 신청을 위해 중국 외에서 수행한 2상 자료 불필요 ▲중국 내 임상시험 승인 신청(CTA) 및 바이오 의약품 신약 신청(NDA)에서 의약품제조판매증명서(CPP) 불필요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혁신 신약 우선 허가(조건부 허가, 우선 심사 통한 심사 기간 단축) ▲새로운 심사/허가 시스템 도입(임상시험 허가 심사 기간을 60영업일로 단축) 등이다.

변경된 절차를 통해 실제 중국 내 허가를 받은 사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제시카 리우 박사는 "MRCT로 신약 허가를 받거나 해외에서 제조되며 1상 및 2상을 완료한 약물에 대해 중국 내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한 사례 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리우 박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빠르고 성공적인 허가를 위해선 각 요소별 장단점을 분석해 적합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MRCT로 NDA를 신청하는 전략은 중국이 MRCT 데이터를 인정하면서 제약사에게 큰 이점이 되고 있지만, MRCT 데이터에 근거한 NDA 신청은 제한된 중국 환자 모집과 참고할 만한 중국 내 초기 임상이 없다는 점 때문에 위험요소가 있다.

진출하려는 의약품이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혁신 신약이고, 이미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면 중국 내 임상 없이도 우선 심사를 통한 조건부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조건부 승인을 받았을 경우 시판 후 연구로 안전성과 효과 데이터를 제출하면 된다.

실제로 글로벌 임상 데이터가 뛰어나게 좋아 조건부 승인을 받는 사례가 있다.

문한림 대표는 "글로벌 스터디에서 굉장히 좋은 결과를 보인 한 업체는 Pre-NDA 미팅에서 당국의 시니어 심사관으로부터 중국 내 임상 없이도 빠르게 승인을 내줄 테니 시판 후 중국인 환자에 대한 임상을 실시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중국은 꼭 필요한 약이라는 생각이 들면 시판 전 임상을 면제해주는 등의 옵션을 실제로 시행하고 있다. 굉장히 놀라운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승인 심사가 110영업일에서 60영업일로 단축된 점도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문 대표는 "과거에는 중국 병원들이 IND 전에 IRB를 실시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했지만, 이 심사 기간이 짧아지면서 적극적으로 임상을 유치하고자 하는 중국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IRB와 IND를 동시에 넣거나 승인 전 IRB를 넣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리우 박사는 좋은 전략을 짜기 위해 Pre-NDA 미팅을 통한 중국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임상 및 신약 심사 검토 기간이 짧아진 만큼 제약사도 반드시 증명해야 할 요소들이 있는데, 그런 점들을 논의하기 위해선 당국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면 가능한 빨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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