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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위기에 몰린 흉부외과…“특별법이라도 만들어 살려달라”흉부외과학회, 전문의 근무환경 실태조사 착수…법제화 명분 쌓기 나설 듯
  • 곽성순 기자
  • 승인 2019.06.15 06:00
  • 최종 수정 2019.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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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과 중 하나인 흉부외과가 전공의법 시행으로 흉부외과전문의들이 번아웃 위기에 몰렸다며 ‘흉부외과전문의특별법’이라도 마련해 살려달라고 읍소했다.

이에 흉부외과계는 전국의 흉부외과전문의 전체를 대상으로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진행, 이를 통해 법제화 명분쌓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오태윤 이사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오태윤 이사장(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은 14일 열린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법 시행 후 너무 힘들다. 횽부외과 교수와 전임의들 상황은 무법천지다. 흉부외과전문의 자체도 적은데 전공의까지 빠져나가니 정말 죽을지경”이라며 “전공의법 만든 이유가 환자안전 때문인데, 환자안전에서 전공의보다 더 중요한 전문의들이 번아웃 될 판”이라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흉부외과뿐만 아니라 외과계의 공통된 문제다. 이런 상황이라면 진짜 누구하나 쓰러져서 큰 일이 발생해야 해결될 것”이라며 “지금은 아무도 관심이 없고 (정부나 국회도) 전혀 움직일 것 같지 않다. 절망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흉부외과학회는 절망적인 상황을 앉아서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흉부외과전문의 전수를 대상으로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흉부외과학회가 예상하는 실태조사 참여 예상인원은 500~700명 정도다.

오 이사장은 “학회에서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전국 흉부외과 전문의 근무환경을 조사하려고 한다”며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얼마나 곤경에 처해있는지 실태파악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실태조사를 철저히 해 이 자료를 토대로 흉부외과 전문의를 이대로 두면 결국 환자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을 펴고 국회나 정부를 대상으로 (입법)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학회는 설문조사결과를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하고 공청회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오 이사장은 “대한민국 의료계가 다 힘들다는 것은 안다. 흉부외과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흉부외과 수가를 올린다면 이를 의사들에게 달라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들이 흉부외과 전문의들을 더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이사장은 “꼭 흉부외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외과계 특수파트를 대상으로 전문의 특별법이라도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감담회에 함께한 김웅한 차기 이사장(서울의대 흉부외과)은 특히 소아심장 수련 전공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전공의법 시행 후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공의가 수술 중 퇴근해야 한다. 이런 수련을 통해 어떻게 훌륭한 소아심장 전문의가 나오겠나”라며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당장 뭔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기간 3년제 단축도 흉부외과를 힘들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태윤 이사장은 “외과가 3년제로 전환된 후 다른 외과계 진료과도 3년제 전환을 준비 중인데, 흉부외과는 수련 특성상 3년제 전환이 어렵다. 학회 설문조사에서도 4년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렇게 흉부외과만 4년제로 남으면 전공의 모집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실과 함께 외과계 공동수련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지만 진료과 간 이견이 너무 커 지금은 무산된 상태”라며 “이런 부분을 다 고려해 보면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학회 권오춘 회장(대구가톨릭대병원장)은 “과거 70년도에도 내과계에서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한 후 다시 4년으로 회귀한 적 있었다”며 “전공의 수련기간은 수련계획에 따라 가야지 전공의 수급을 위한 3년제 전환은 (전공의 수급에)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진료보조인력 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의료계에서는 반대가 크겠지만 간호사에게 처방권을 일부 인정한다던가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어사 인공혈관사태 해결에 역할을 한 김웅한 교수는 고어사 인공혈관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인공혈관 공급을 다시 하기로 됐지만 의료기관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인공혈관을 요청할지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흉부외과는 특성상 신제품이 계속 나오는 분야인데, 의료수준을 (정부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와 공무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2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제재가 너무 강하다.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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