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결탁한 과거 직원" 신빙성 문제 제기…식약처 "메디톡스 조사 여부 논의 중"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 생산공정 조작 의혹이 불거진 메디톡스가 구체적인 의혹엔 말을 아끼면서 도리어 제보자를 특정하는 등 '경쟁사의 음해'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지난 16일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생상 공정 과정에서 제조번호를 마음대로 바꾸고, 실험용 원액을 쓰는 등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2006년 6월까지 생산한 4만7,000여개 제품 중 폐기한 제품이 1만6,000여개에 달하는데, 이렇게 폐기된 제품의 번호들을 정상 제품번호로 바꿨다는 것이다.

보툴리눔은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임의로 제조 일련번호를 바꾸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험용 원액을 제품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JTBC는 "'SBTA'에서 S는 스터디, 즉 실험용을 뜻하는데, 이들 원액이 제품에 들어가 시중에 판매된 흔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메디톡스는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과 관련하여 어떠한 위법 행위도 없었다"며 "보도와 관련해 문제가 발견된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선 함구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세세한 의혹에 대해선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가 나온다면 밝혀질 일"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의혹에 대한 설명보다 제보자의 '의도'와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집중했다.

메디톡스는 "취재진이 메디톡스에 밝힌 바에 따르면 보도의 제보자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과거 직원"이라며 나아가 "과거 균주를 훔쳐 (대웅제약에) 불법유통한 범죄자"라고 특정하기까지 했다.

이어 "제보자는 대웅제약과 결탁한 과거 직원으로, 제보 자체 신뢰성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웅제약은 소송의 본질을 흐리려는 악의적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꼬집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수년째 대립 중이다.

메디톡스는 전직 직원이 대웅제약에 균주와 톡신 전 제조공정을 넘겼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해,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ITC가 대웅제약에 균주를 제출하라고 명령하면서 위기에 빠진 대웅제약이 제보자와 결탁해 자신들을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핵심 의혹에 대한 설명 없이 제보자를 공개적으로 특정하고 경쟁사의 음해로 화살을 돌림으로써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관련 이슈에 대해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며 "관련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다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선 '실험용 원액 사용은 안전성이나 도덕성을 떨어드리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종사자인 한 연구원은 "인체에 직접 적용하는 의약품을 실험용 원액으로 제조할 경우, 해당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도덕적인 면에서 큰 문제"라며 "실험용 원액 유통은 환자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사태는 GMP 위반 여부인지가 핵심"이라며 "다만 보도 역시 개인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어 신중히 사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부서에서 논의 후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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