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진료지침,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강조하면 우선 권고했지만 포시가ㆍ자디앙으로 선그어

최근 새로 개정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으로 SGLT-2억제제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심혈관 연구(cardiovascular outcome trials, CVOT)를 통해 주요심혈관사건(MACE),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에서 좋은 효과를 입증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는 진료지침에 힘입어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 제제보다 늦게 시장에 등장한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는 아직 심혈관 관련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소위 '계열 효과'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로서 가장 나중에 개발된 SGLT-2억제제는 기존 경구제 대비 뛰어난 심혈관 혜택, 낮은 저혈당 위험,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내며 빠른 시간 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국내 SGLT-2억제제 원외처방액 규모는 2015년 120억원, 2016년 약 278억원, 2017년 465억원, 2018년 63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품목은 '포시가 패밀리(포시가, 직듀오)'로 2018년 기준 전체 시장의 약 62%를 차지했다.

포시가는 지난 해 전년 대비 약 6.7%의 증가한 27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으며,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복합제 직듀오 역시 전년 대비 138.3% 증가한 121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자디앙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포시가를 뒤쫓고 있다. 2016년 21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자디앙 패밀리(자디앙, 자디앙 듀오)'는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10배 이상 성장한 218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시가와 자디앙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스테글라트로가 작년 말 등장했다.

당시는 포시가의 심혈관 연구인 DECLARE -TIMI 58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심혈관 효과가 전체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로 자리 잡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SGLT-2억제제 시장이 보다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한국MSD는 스테글라트로의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수준 급여를 받아들여 약가협상을 생략하고 빠른 시장 진입을 선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대한당뇨병학회가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SGLT-2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반영했다. 주목되는 점은 지침이 심혈관 연구를 통해 혜택을 입증한 포시가와 자디앙만을 한정지어 우선 권고했다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19 당뇨병 진료지침(제6판)'에 따르면, 메트포르민 1차 치료에 이은 2차 치료제 선택 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를 동반한 고위험군에서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를 우선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고승현 교수는 권고안을 발표하며 "자디앙의 Empa-reg 연구와 포시가의 DECLARE 연구 결과, 주요심혈관사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다"며, "특히 Empa-reg 연구는 아시아인을 25%나 포함하고 있어 아시아인에서의 주요심혈관사건, 심혈관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 결과는 전체 환자군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DECLARE 연구는 ASCVD 환자를 약 40% 포함했으며, 심혈관사건이나 심부전에 의한 입원에 대해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권고안으로 포시가와 자디앙은 SGLT-2억제제 중 약제 선택에 있어 스테글라트로와 슈글렛 대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한편, MSD 역시 현재 스테글라트로의 심혈관 연구인 VERTIS-CV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작년 말 미국심장학회지에 공개한 임상 디자인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100%에 가까운 ASCVD 동반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심부전 이력이 있는 환자 비중 역시 타 치료제 임상의 2배 수준으로 심혈관 혜택 및 심부전에서의 효과를 보다 확실하게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linicalTrial.gov 등록 정보에 따르면, 스테글라트로의 심혈관 연구는 올해 말 1차 평가가 완료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심혈관 혜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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