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15일 나보타 정식 론칭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미국에서 15일(현지시간) 정식 론칭한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취득한 지 3개월여만이다.

메디톡스와의 균주 논쟁이 불붙은 시점과 겹쳤지만, 나보타 미국 판매에는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과 나보타의 미국 판매를 맡은 파트너사 에볼루스에 따르면, 나보타는 15일 미국에서 정식 론칭된다. 공교롭게도 15일은 대웅제약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나보타 균주 및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날짜이기도 하다. 앞서 ITC 행정법원은 대웅제약 측에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들에게 15일까지 이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를 분석해 대웅제약의 불법 행위를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부터 줄곧 대웅제약이 자사 전직 직원으로부터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전 제조공정을 넘겨받아 나보타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요구해왔다. 지금까지 대웅제약이 이에 응하지 않았으나 ITC가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라 균주를 제출할 것을 명령함으로써 진위를 가를 수 있게 됐다는 판단이다.

대웅제약 역시 메디톡스의 균주를 제공받아 포자 형성 여부를 비교해 나보타 균주의 적법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어떠한 경우에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메디톡스 측이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므로, 이를 비교해 동일 톡신 여부를 가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균주 논란이 당장 나보타 판매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KTB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이번 절차는 소송 초기 양측으로부터 필요한 증거를 접수받아 상대방 소송 대리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증거개시 절차의 일환으로, 그간 지속해서 메디톡스가 제기해온 균주 출처와 관련된 논란의 결론과는 무관하다"며 "균증 검증 주체는 ITC가 아니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쌍방이 다양한 방법으로 균주의 동일함 혹은 상이함을 입증해야 함에 따라 최종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상적인 ITC 조사기간은 15~18개월로, 내년 상반기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ITC 소송이 3심제여서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에 이 연구원은 "ITC 제소에 대한 시장 우려와 달리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미국 에볼루스향 나보타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이번 이슈로 인해 에볼루스가 계획하는 미국 출시 스케줄에 대한 부정적 시그널은 없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 역시 나보타 론칭 일정에 변동은 없다고 못박았다. 현재 에볼루스는 나보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에볼루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약 2000여명의 의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앱은 의사들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에볼루스는 런칭까지 3000명의 의사가 앱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주름에 관심이 많은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나보타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에볼루스가 최근 애널리스트데이에서 밝힌 나보타 1바이알당 가격은 610달러(약 72만원)로, 미국 시장에 유통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평균가보다 20~25% 가량 낮다.

앞서 지난해 9월 골드만삭스가 미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나보타 가격을 보톡스(엘러간) 대비 30% 할인할 경우 의사들의 60%가 나보타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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