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검찰 수사서 회계법인 핵심 진술 번복·1분기 영업익 적자 전환

삼성바이오가 1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서 핵심 진술이 뒤집히면서 연일 악재를 맞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간부 두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증거위조,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및 외부감사에관한 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검찰에 삼성바이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구속영장 청구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바이오에피스 간부들은 직접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문제가 될 만한 자료들을 삭제하거나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고의적인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검찰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삼성 합병 회계처리를 맡은 회계법인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2015년 삼성물산 합병 전까지 콜옵션 조항을 알지 못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술은 '콜옵션 존재를 일부러 감춘 것이 아니라 당시 회계기준에 부합한다는 회계법인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주장과 배치된다.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기업 바이오젠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우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 권리를 시장에 알리지 않다가 2015년 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졌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애초에 부채로 인식했어야 할 콜옵션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숨겼다가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면서 에피스 가치를 부풀렸다고 의심했다.

지금까지 회사는 고의로 콜옵션을 숨기지 않았다며 회계법인을 근거로 댔으나, 함께 주장했던 회계법인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 진술이 흔들리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찰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올해 첫 실적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악재가 겹쳤다.

지난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9년 1분기 매출 1,254억원, 영업손실 234억원, 당기순손실 385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공시했다. 직전분기 대비 판매 부진으로 매출은 529억원 줄었으며, 영업이익 또한 정기 유지보수 및 3공장 본격 가동에 다른 원가 증가로 349억 감소하며 적자로 돌아선 것.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1공장 및 2공장 정기유지보수에 소요된 일회성 비생산원가(약 250억원 추정)가 예상치 않게 발생했던 원인이 가장 크다"며 생각보다 영업적자가 컸다고 분석했다. 아직 3공장이 시생산 중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진 연구원은 2분기 매출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진 연구원은 "2분기에도 유지보수에 따른 가동률 감소로 매출은 24% 감소한 957억원을 예상하며, 3공장 비용 부담으로 영업적자는 줄지만 지속될 전망"이라며 "2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주가 상승폭은 제한 적일 것"이라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9% 하향한 40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 역시 "2분기엔 2공장 정기 유지보수 영향이 지속돼 가동률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3분기 들어서야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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