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토론회서 생활습관 교정‧초기 강력한 약물치료 등 필요성 언급

“다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는 고콜레스테롤 환자 진료 시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40세 이하에서 스타틴 치료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생활습관 교정과 초기 적극적 약물치료를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작년 개정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향후 진료지침이 반영해야 할 개선점을 듣고자 ‘The debate on new lipid guidelines’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전문의-환자간 소통을 통한 생활습관 교정의 선행, 고령화를 반영한 약물치료, 적극적이고 고강도의 약물치료 등의 주장들이 이어졌다.

먼저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연세조흥근내과 조홍근 원장은 "ACC/AHA 가이드라인에도 의사와 환자 간의 논의가 중요하다고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 의사들은 환자와의 논의를 많이 빼먹는다"고 지적했다.

조홍근 원장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총콜레스테롤 320mg/dL, LDL-C 240mg/dL으로 내원한 환자를 언급하며 "의료진들은 LDL-C 190mg/dL 이상이면 무조건 고위험군이라고 보고, 나이나 다른 위험요인이 없어도 무조건 약부터 투여한다"며, "이런 엄청난 콜레스테롤 레벨을 식사로 떨어뜨려본 경험도 없고, 가이드라인을 너무 잘 따라서 대부분 스타틴을 쓰는 거겠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다음 진료지침 개정 시에는 학회가 개원의들에게 고콜레스테롤 환자 진료 시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하는 쪽으로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더라도 환자가 젊고 다른 심혈관 위험요소가 없다면, 의료진이 환자와 대화를 통해 생활습관을 면밀히 살펴보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법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 교수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화 인구가 15%가 넘었으며 앞으로 10년 뒤 초고령화 사회가 올 것"이라며, "단순히 혈중에 쓰이는 '마커'(marker)나 '이미징 벨류(imagine value)'에 따라 진료지침을 만들기보다는 고령 등 인구 특성을 반영한 진료지침이 더 의미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뇨병 등 동반 위험에 따라 LDL-C 치료기준을 70mg/dL이나 100mg/dL으로 나누는 것보다, 연령이 높은 환자에서는 경도에서 중등도의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심혈관질환 1차 및 2차 예방을 위해 적극적이고 강도 높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윤창환 교수는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된 초고위험 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스타틴 치료를 강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기 전 초기부터 약물을 강하게 써서 LDL-C를 많이 떨어뜨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재형 교수는 "환자에겐 실제 나이가 있고 건강 나이가 있는데, 가이드라인 상에서는 40세 이하에서 스타틴 치료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장기간의 심혈관 사망 및 전체 사망 개선을 담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들도 박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40세 이하라도 당뇨 환자라면 초기에 집중치료를 통해 LDL-C를 낮추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윤창환 교수는 또 "최근 PCSK9 억제제들이 굉장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국내 진료지침에 IIb로 권고된 배경을 반문하기도 했다.

권고등급 IIb는 '근거수준(C 또는 D)과 편익을 신뢰할 수는 없으나 진료현장에서 활용도가 높거나 보통인 권고'를 뜻한다.

이에 대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정인경 진료지침이사(경희의대 내분비내과)는 "작년 지침을 만들 당시 ODYSSEY OUTCOME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외 두 가지의 RCT 연구도 결과가 나와 있었다. 때문에 근거수준 B 정도는 충분히 합당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비용대비 효과였다. 또한 PCSK9 억제제는 주사제이고 국내 허가사항 등을 고려했을 때 바로 (높은 근거수준으로) 권고하기엔 데이터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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