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과천‧경북 상주‧서울 노원구 등 관심…서울대병원 “대형병원 유치 과정서 나온 얘기” 선긋기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바라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그간 여러 차례 분원 계획이 없음을 밝혔음에도 유치를 추진하는 지자체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의회는 과천시가 제출한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위한 연구 용역에 대한 추경예산 7,000만원을 지난 11일 제23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과천시는 조달청에 학술연구 용역을 발주해 예상부지의 규모 적절성, 교통 여건과 주변시설의 편의성 등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과천시는 조달청 용역 결과를 토대로 토지 무상지원과 건축비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과천시는 약 11만㎡의 면적에 1,000병상 규모의 중앙심혈관센터 건립을 구상하고 있으며, 부지와 일부 건축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천 3기 신도시 개발로 얻게 될 수익을 과천시에 환원, 이를 충당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천시의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 추진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주민들과 시의원들이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이 원하는 부지규모와 건축비를 감당하려면 4,000억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한데 신도시 개발 수익을 여기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경기도 오산시 역시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희망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울대병원과 오산시는 지난 2008년 업무협약을 맺고 오산시 내 삼미동 일대 종합의료시설 부지에 분원 설립을 계획한 바 있다. 건축비용은 서울대병원이, 토지와 기반시설은 오산시가 부담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분원 건축비용 약 3,000억원을 건축비용을 오산시에 추가로 요청했고, 이에 오산시는 건축비용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끝내 계획이 추진되진 못했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가 조성될 시흥시도 유치 희망 지자체 중 하나다.

시흥시는 지난 2016년 8월 22일 서울대,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서울대와 시흥시는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지역장학회 설립에 적극 협력하고 공교육발전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해 초·중·고 단위학교에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을 함께하게 된다.

또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산학협력체계를 마련하고, 글로벌 정주 환경 조성 및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라는 시흥시 정왕동 캠퍼스 부지 66만 2,009㎡와 캠퍼스 시설지원금 3,000억원을 서울대에 제공한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분원 설립은 아직도 미정이다.

경상북도 상주시는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위해 ‘공공기관 유치위원회’까지 조직했다.

상주시는 지난해 10월, 지방 이전 공공기관과 육군사관학교, 서울대병원 분원 등의 유치 자문 및 홍보 활동을 담당할 ‘상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했다.

상주시 황천모 시장은 출범식에서 “공공기관 유치에 필요한 준비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고 위원회 활동을 지원해 단계별 전략적 유치활동 추진으로 상주 발전의 새 장을 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원구도 서울대병원 유치의 기대를 품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1월 노원구의회에 참석해 “박원순 시장을 만났을 때 ‘지금 종로에 있는 서울대 병원이 너무 작아서 외곽으로 이전을 해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들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을 짓되 서울대병원에서 운영을 하면 세계 의료관광, 의료 인프라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이러한 유치 열망에도 서울대병원은 “아직 결정된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여러 지자체들이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결정된 내용이 없다”면서 “병원도 아직까지 분원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자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대형병원을 유치하려는 과정에서 서울대병원 분원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시흥은 서울대 일부가 이전을 하면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 역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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