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醫 김종웅 회장 “낮은 수가‧복잡한 절차‧본인부담금 문제…본 사업 전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 낮은 수가와 복잡한 행정절차, 환자 본인부담금 등의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지난 1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회원들이 만관제 시범사업에 등록은 했지만 실제 참여는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만관제 시범사업을 하려면 기본진료는 기본진료대로 하고 시범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개인정보 동의 등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러한 내용들을 컴퓨터에 입력까지 하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이어 “처음 교육할 때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환자가 오히려 ‘왜 빨리 안 내보내주냐’고 항의를 한다”면서 “교육 자료도 글씨가 너무 작아 의사들이 보기도 힘들 정도다. 시범사업에 실제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이 제도를 설계해서 자료가 교과서적으로만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을 진행하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을 해야 하는데 로딩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하지만 로딩은 교육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왼쪽)내과의사회 박근태 부회장, 김종웅 회장

김 회장은 낮은 시범사업 수가와 본인부담금으로 인한 환자와의 갈등도 회원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라고 했다.

김 회장은 “시범사업 수가가 진찰료에 따른 환산지수 개념으로 정해졌는데 너무 낮게 책정됐다”면서 “현재는 4만원대지만 내년에는 2만원대로 떨어진다. 벌써부터 내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본인부담금이 없었지만 만관제 시범사업은 초진 때 4,000원, 통합교육 때 800원 정도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면서 “바우처로 관련 검사를 공짜로 해주고 있지만 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불만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관제 시범사업이)큰 그림은 괜찮지만 세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제도를 세팅할 때 교수들과만 협의를 하고 실제 사업에 참여하는 내과 개원의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럴 바에는 일반 환자를 열심히 보자’고 생각하는 회원들이 많다”면서 “정부는 본 사업으로 가기 전에 내과 개원의들의 목소리를 잘 새겨 프로세스를 손질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관제 시범사업을 대정부 투쟁카드로 활용한다’는 대한의사협회 방침에 대해서는 “의협에 의사회 입장을 전달했고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에서 이를 결정할 것 같다”면서 “기본적으로 의협이 우리의 큰 뿌리니 의협의 결정에 따르겠다. 다만 (시범사업을) 철회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대한개원의협의회 법인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어제(13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대개협 법인화 문제를 논의했는데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면서 “대의원들이 이익단체라는 우리 의사회 취지에 (대개협 법인화가)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단순히 우리가 참여를 안 하는 것이다. 다른 과가 찬성하는 것까지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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