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시장인 영국·독일서 점유율 빠르게 확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유럽에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4종 중 가장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가 지난해 10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유럽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4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애브비가 개발한 휴미라는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17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2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으며, 이중 유럽 시장은 약 4분의 1 정도 규모로 집계된다. 지난해 10월 휴미라 유럽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여기에 애브비도 최대 80%의 유럽 가격 인하를 선언하는 등 필사적인 점유율 방어에 나서면서 향후 시장 변화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개발사인 애브비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침에 따라 리툭시맙, 에타너셉트 등의 확대 속도보단 더디지만,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유럽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휴미라(일반 및 고농도 제형)가 차지하는 비중은 92.9%였으며, 바이오시밀러 4종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바이오시밀러 4종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가 2.8%로 가장 높았으며, 암젠의 암제비타가 2.3%, 산도스의 하이라모즈가 1.7%, 마일란의 훌리오가 0.4%로 그 뒤를 이었다.
유럽 주요 시장인 독일과 영국에서의 선전이 임랄디 선전을 뒷받침했다. 휴미라 처방이 높은 독일에서는 바이오시밀러로의 교체처방(switching)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임랄디로 교체처방된 비중이 3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이라모즈 16%, 암제비타 15%, 훌리오 11% 순이었다. 다만, 1%p 환자는 임랄디에서 다시 휴미라로 돌아갔다. 이는 환자와 의료진이 기존 제품에 더 친숙함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아이큐비아는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임랄디는 가장 빠르게 휴미라 시장에 침투하고 있었다. 영국은 한 회사가 전체 시장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지역을 11개로 세분화했다.
아이큐비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임랄디는 입찰 경쟁에서 전체 약 45%에 달하는 가장 많은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암제비타는 약 27%, 하이라모즈는 약 23%였다. 해당 시장에 진출한 지 한 달여만에 임랄디는 약 3분의 1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랄디의 가장 큰 라이벌은 암제비타다. 암제비타는 영국 내 27% 시장뿐 아니라 임랄디가 진출하는 시장에서 2차 요법으로 쓰일 수 있는 입찰권을 따냈다. 임랄디 지역에서 암제비타가 3~4% 가량의 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큐비아는 "암제비타는 개선된 제형으로 추가 시장을 획득했다"며 "때로는 환자 편의성이 경제적 인센티브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