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취임 간담회 통해 밝혀…“초미니 약대 설립은 비교육적 행태”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이 한 품목당 브랜드 제네릭 수가 100여개가 넘는 현 제약업계 상황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한 품목당 브랜드 제네릭 수를 5개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부가 2020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약학대학 신설은 비교육적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20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면담 후 가진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김 회장은 국내 제네릭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에 브랜드 제네릭이 3만개 가까이 있는데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지난번 발사르탄 사태를 돌이켜보면 당시 문제가 됐던 제품이 우리나라는 174개 였지만 미국은 30개, 일본은 7개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약품 인허가 정책은 언브랜디드 제네릭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제네릭은 브랜드를 가지면 안된다”며 “결과적으로 약의 수가 적어져야 하며 (오리지널 약의)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서라면 한 품목당 5개 정도 제네릭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동생동 등 잘못된 제도가 이런 결과를 만드는 것이며 (제도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 제약시장에서 약을 줄여야 한다”면서 “약이 너무 많으니 리베이트도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의약품인허가 정책은 제약산업 발전과 관련된 문제지만 보건의료정책 문제기도 하다. 의사, 약사, 국민건강이 다 연관돼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조율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약대 신설 방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2+4년이라는 약대교육제도를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 자연과학계 전체를 망친다는 지적에 따라서 2022년부터 약대는 통합 6년제로 전환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2+4년 형태로 초소형 약대를 만드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정원 30명 정도 약대를 지방에 신설할 경우 부실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런 정책을 펴는 곳을 교육부라고 할 수 있나.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최소한의 명분도 없다”며 “이 건에 대해서는 이미 95% 끝났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마지막 5%가 남았다. (약대 설립 저지를 위해) 끝까지 가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뮤니티케어 등 약사들의 공공의료 참여는 약사 인력 확대가 없어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약사직능의 미래를 위해 공공성 확충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커뮤니티케어 참여는 물론 방문약료, 공공약국 확대 등에서 약사들이 역할을 해야 하며 내부적으로도 이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약대 6년재를 하면서 15개 대학이 만들어졌고 500명 정도가 이미 증원됐다. 이때 증원된 정원이 이제 막 배출되는 시점”이라며 “한해 1,900여명의 약사가 배출되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약사 정원을 더 늘리지 않아도 공공의료 참여 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전상비약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논의되는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안전상비약 문제는 개인적으로 아킬레스건이긴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문제”라며 “안전상비약 한 품목을 편의점에 놓는게 국민건강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부지 내 약국개설과 관련해서는 편법 약국운영은 물론 의약분업 위반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 회장은 “계명대 문제가 크게 불거지긴 했지만 이건 하나만 있을 리 없다. 수많은 재단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며 “편법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이유는 결국 돈이다. 의약분업의 틀을 깨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약사들의 담합은 의약분업을 망치게 된다. 계명대가 하고 있는 행위는 정말 나쁜 짓”이라며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며 소송 등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의약계 갈등 개선을 위해 의사와 약사 간 이익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보건의료계의 한 축이자 파트너다. 대립구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아직은) 해답도 없다”며 “출발은 의사와 약사 사이에 이익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국민의 이익이 겹치는 부분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민의 시각에 맞게 잘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하고 싶다. 지금까지 싸움부터 했다면 이제는 교집합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떤 부분이 교집합이 될 수 있을지는 단체장 모임 등을 통해 찾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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