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만5천건 내시경 수리하는 의료서비스센터…정기적 기술력 체크해 품질 유지 나서

2017년 10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서 인천광역시 송도로 이전한 올림푸스 의료서비스센터는 현재 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입고량은 하루 50~60대 정도, 현재 수리 내역을 참고했을 때 하루 평균 40대 정도가 수리되고 있다.

지난 12일 의료트레이닝센터 내 수리·품질 관리 등을 진행하는 의료서비스센터를 직접 돌아볼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리 등을 이유로 들어 온 내시경 등이 담겼던 가방(case)들이 소독기계에서 멸균 처리되고 있고, 센터 내 한켠에 위치한 방에서 엔지니어들이 교육을 받고 있던 모습이었다.

올림푸스 의료서비스센터는 내시경 장비를 완전히 분해한 후 수리 및 조립을 할 수 있는 중수리 센터와 비교적 경미한 수리가 가능한 경수리 센터로 나뉜다. 전 세계 올림푸스 중수리 센터는 24곳이며, 경수리 센터는 200여 곳이 있다. 한국에는 1곳의 중수리 센터와 총 4곳의 경수리 센터(부산·광주·대구·대전)가 있다.

의료서비스센터 진호석 품질관리그룹장은 “올림푸스는 ‘No License No Repair’라는 슬로건 하에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입 엔지니어들에게 수리, 품질 관리 교육은 필수이며, 경수리 센터 직원들도 연 1회 필수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때로는 해외 전문 트레이너가 방문해 엔지니어들을 교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진호석 그룹장은 기자를 제품이 입고되는 전용엘리베이터 앞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선 수십여개의 가방들이 기계를 통해 소독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올림푸스한국은 장비를 담은 가방까지 멸균 및 소독 작업을 한 후 수리를 실시한다. 가방은 알코올 소독, 장비는 이온가스를 이용해 멸균작업을 한다.

올림푸스한국 의료서비스센터 내부 전경 모습.

이는 원내 감염 또는 이동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임과 동시에, 감염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특히 내시경 등을 소독하는 멸균 장비는 광우병 박테리아를 제외한 모든 균을 멸균하고, 수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시험소에 의뢰해 배양균 시험을 진행한다고 진 그룹장은 강조했다.

또한 멸균 처리된 내시경 등은 스콥에 라벨을 붙여 멸균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 라벨이 붙어있지 않으면 엔지니어들이 취급하지 못한다.

진 그룹장은 이와 더불어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멸균된 제품은 올림푸스글로벌에서 정한 60여가지 표준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전세계 올림푸스 서비스센터에서 동일하게 진행하는 검사다. 이후 고장 여부에 따라 견적서를 만들고 이를 병원에 통보해 수리 여부를 결정케 한다.

수리 결정이 나면 품질검사와 수리검사가 진행되는데, 이 중 수리는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 장비 담당 엔지니어들이 나뉘어져 전담한다.

수리센터 내부 위쪽에는 센터 각 존(zone)의 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들이 달려 있다. 모니터에는 불량, 수리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이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수리검사, 품질검사 후에도 최종검사가 한차례 더 진행된 후, 출고된다.

진 그룹장은 “올림푸스에선 엔지니어링들을 대상으로 매년 경연대회를 진행하는데 23개 센터 수리, 품질 검사 엔지니어 각각 한명씩이 참여하는 이 대회에서 한국 엔지니어들이 매년 상위권에 랭크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마쓰이 다쓰지 의료서비스센터본부장과의 일문 일답.

올림푸스한국 마쓰이 다쓰지 의료서비스 본부장

- 의료서비스센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내시경은 초정밀 의료기기다. 실제 판매되는 올림푸스 카메라 안에 들어 있는 CCD(Charge Coupled Device, 전하결합 소자) 렌즈, 용종(Polyp)을 떼어내는 처치구를 넣을 수 있는 채널, 라이트, 송기·송수를 할 수 있는 채널 등이 들어가 있다. 카메라 CCD와 내시경 선단부의 CCD가 동일한 수준의 화상을 내보낸다고 상상하면 이 내시경 장비가 얼마나 섬세한 장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내시경은 상당히 섬세하고, 취급이 어려운 제품이다. 그만큼 수리도 어렵다. 때문에 고품질 수리를 유지하기 위해 필드 서비스 엔지니어까지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계획적인 교육을 통해서 업무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 하루 입고량 대비 수리량이 적다. 수리품 재고가 쌓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시경을 상당히 오래 사용할 경우, 수리를 포기하고, 폐기한 후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도 있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모든 내시경을 다 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입고된 제품 중에는 수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점검만 요청하는 제품도 상당수다. 전체적으로 제품 입고량과 수리량의 균형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담당하는 수리량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capacity)를 크게 넘는다면, 추가 증설을 검토할 수 있다. 과거 수리량이 한계치를 넘었을 때 일본 쪽에 수리 요청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적으로 올림푸스가 동일한 품질 기준을 가지고, 동일한 기능 교육, 동일한 설비, 치공구, 부품 등의 정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참고로 일본에 중수리 센터가 2개 있는데, 그 이유는 지진 재해로 인한 위험 예방(risk hedge) 차원이다.

- 연간 1만5,000건 정도 수리가 이뤄지는데, 이 규모는 세계 몇 위권인가. 이에 따른 수익이나 매출도 궁금하다.

올림푸스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하나의 매니지먼트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오스트레일리아와 한국이 가장 큰 규모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는 우리보다 좀 더 큰 규모의 수리센터들이 존재하긴 한다.

전체 매출에서 서비스본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낮다. 올림푸스는 서비스가 전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고 기본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엔지니어를 정직원으로 확보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 매출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 시장에 기여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 서비스센터 자체에서 수리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나.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수리는 모두 우리가 한다. 가끔 고객 측에서 이게 왜 고장이 났는지, 어떤 이유로 고장이 났는지 좀 더 상세하게 알려달라고 요청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 해외 제조 측에 상담해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는 경우는 있다.

- 수리센터 사용량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격이 아닌 자연스럽게 사용했을 때의 기한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인가.

환경에 따라 차이가 많다. 예를 들어 내시경 검사나 수술 후에 스코프를 세척해 놓으면 청결한 상태로 복구가 된다. 그런데 이때 사용되는 약의 성분이나 농도에 따라 내시경이 받는 손상(Damage)에 차이가 난다.

입고되는 제품을 보면 선단부가 변색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병원에 어떤 약을 어떤 농도로 사용해 세척, 멸균해 달라고 권장, 추천은 한다. 그러나 병원에 따라 세척 시 사용하는 약이 다르다. 이런 환경차이로 인해 고장 여부도 다르다. 또 사용법에 따라서도 (사용기한 여부가) 차이난다.

- 내시경을 오래 사용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여러 개를 로테이션으로 쓰며 한 곳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내시경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병원 내에서 사용자에게 사용 및 취급에 대한 트레이닝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시경 장비를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떨어뜨리지 않고 적절하게 사용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 내 내시경 사용 관계자가 새로 입사할 경우 본사 엔지니어가 취급 방법에 대한 안내도 한다.

- 다른 회사의 내시경 서비스 시스템과 올림푸스의 차이는. 또 사설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하는 경우가 있나.

타사의 서비스 수준을 상세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우리 만큼 규모를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입고된 수리품에서 가끔 사설 수리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올림푸스 글로벌 품질기준에 따르면 정품을 사용하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설 수리 흔적이 발견되면 해당 부품은 전부 교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품을 전적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의 부담이 늘어 불만이 쌓일 수 있다. 하지만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양보하기 어렵다.

사설 수리에서는 어떤 식으로 부품을 조달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수리에 대해서 적절한 교육을 진행 후 수리를 진행하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올림푸스한국 의료서비스센터에서는 공식 수리 트레이너가 2명 있다. 2명의 트레이너는 기본적으로 올림푸스 글로벌에서 인정된 트레이너다. 한국에서는 2명의 트레이너가 다른 엔지니어들에 대한 수리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라이선스를 부여한다. 트레이너가 자격을 주지 않은 교육생은 품질 확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다.

이렇게 엄격한 수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올림푸스 글로벌 테크니컬 가이드라인에 맞춰 내부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멤버들의 트레이닝이 끝났다고 해서 그 후 관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기술력을 체크해 품질 유지를 하고 있다. 사설수리 업체에서도 품질을 확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푸스는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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