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비판 쏟아져…이의경 식약처장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아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를 예견하고도 2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고어사(社)가 국내에서 철수하고 소아용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식약처가 대응에 나섰다며 ‘뒤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식약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고어사가 국내에서 철수하겠다는 통보를 한 게 2017년 4월이다. 그리고 2년이 흐른 뒤 문제가 불거지자 허둥지둥해서 소아용 인공혈관 20개를 겨우 확보했다”며 “고어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나서 한 번도 인공혈관 공급을 요청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식약처가 손을 놓고 인공혈관 공급을 요청하지 않은 건 사실인 거 같다. 뒷북 행정으로 겨우 20개 확보했다”며 “고어사가 철수를 통보하고 실제 철수할 때까지 6개월이 걸렸다. 6개월 동안 업체를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철수하고 나서 식약처가 한 조치는 규정을 마련하고 수입사를 종용해서 인공혈관 제품을 재허가 받도록 한 게 전부였다”며 “문제가 생기고 나서 면피 수준으로 한 조치를 보면 국민들이 분노할 수준이다. 2년을 허송세월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식약처가 2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특허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의 양심에 호소하는 건 2차적인 것”이라며 “기업은 이윤을 내려고 존재하는 집단”이라고 했다.

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2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흉부외과 의사들이 공급 중단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소아용 인공혈관을 주문해 놨기 때문”이라며 “식약처가 전문성이 너무 없다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에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

이 처장은 “공급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화상 회의와 해외 출장이 계획돼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를 신속 공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사전에 모니터링 해서 수량을 파악하는 등 정부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이 처장은 또 업무보고를 통해 “고어사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유가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과 관련된 갈등 때문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급 부족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허가사항을 조사해 별도 심사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최성락 차장은 “이번 주 내로 보건복지부와 심평원도 함께 참여해 고어사 측과 화상 회의를 하기로 했다. 긍정적인 메시지가 왔다”며 공급 재개 설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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