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억제제와 BP 발생 위험 연관성 밝힌 국내 논문 발표

수년간 제기되어 온 DPP-4 억제제와 '수포성 유사천포창(Bullous Pemphigoid, 이하 BP)'의 연관성을 밝힌 국내 인구 기반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DPP-4 억제제가 국내에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2012년 진단된 BP 동반 당뇨병 환자수 대비 2016년 진단된 환자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차의과대학 피부과 교수진은 지난 1월 9일 JAMA Dermatology 온라인판에 '당뇨 환자에서 DPP-4 억제제의 사용과 수포성 유사천포창 위험과의 연관성(Association of Dipeptidyl Peptidase 4 Inhibitor Use With Risk of Bullous Pemphigoid in Patients With Diabetes)'을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최근 DPP-4 억제제의 사용이 BP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둘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인구 기반 연구는 제한적이었다"며, "DPP-4 억제제의 사용과 BP 발병 위험 증가 사이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한다"고 연구의 취지를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새롭게 진단된 BP 동반 당뇨병 환자의 보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후향적 연구로, 통제군은 같은 기간 동안의 BP를 앓고 있지 않은 당뇨병 환자를 연령, 성별, 진단 연도를 매칭해 무작위로 얻었다.

연간 새로 진단된 BP와 당뇨병 환자수와 전체 BP 환자에서의 당뇨병 환자 비중의 연간 변화를 측정했으며, DPP-4 억제제 사용과 BP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단변량 및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하여 분석했다. 연구에는 670명의 BP 동반 당뇨 환자, 670명의 당뇨 환자가 포함됐으며, 평균 연령은 75.3세, 각 그룹은 51%인 342명이 남성으로 구성됐다.

분석 결과, 2012년 77명이던 새롭게 진단된 BP 동반 당뇨병 환자수가 2016년에는 206명으로 연구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BP 환자에서의 당뇨병 환자 비율 역시 2012년 0.18에서 2016년 0.33으로 증가했다.

DPP-4 억제제의 사용은 BP 발생 위험 증가과 유의하게 연관이 있었으며(adjusted odds ratio, 1.58; 95% CI, 1.25-2.00; P < 0.001), 한국에서 사용 중인 DPP-4 억제제 중에서는 빌다글립틴의 사용이 가장 높은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aOR, 1.81; 95% CI, 1.31-2.50; P < 0.001).

하위 분석 결과, 남성에서 유의하게 연관성을 보였으며 빌다글립틴이 가장 위험도가 높은 DPP-4 억제제였다.

연구진은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료진이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독 빌다글립틴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실제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이견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가 후향적 연구라는 한계도 있으며, 빌다글립틴의 처방 패턴이 보정된 결과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빌다글립틴은 타 DPP-4 억제제와 다르게 1, 2차 의료기관에서의 처방이 적은 약물"이라며, "BP가 자가면역질환인 것을 감안하면 진단이 대형병원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며, 빌다글립틴의 처방이 대형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처방 패턴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약제에 집중하기보단 DPP-4 억제제가 BP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기전상의 원인을 연구해야 하며, BP의 유병률이 낮은 만큼 자체 연구보다는 규제기관이 각 DPP-4 억제제의 제조사에 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등 추가 자료를 요청해 메타분석을 통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